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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불의 기원에서 존재를 묻다… 스페이스유닛플러스, '불을 나르는 자들' 개최

스페이스유닛플러스 기획전 '불을 나르는 자들'…김규·김현호·양동규, 생성과 소멸의 미학 탐구
불·나무·숯으로 풀어낸 생성과 소멸의 미학

문화저널코리아 오형석 기자 |서울 을지로의 복합예술공간 스페이스유닛플러스(SpaceUnit+)가 오는 5월 1일부터 30일까지 기획전 '불을 나르는 자들(fire-bearers)'을 개최한다. 기획 강지선, 총괄 손원영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김규, 김현호, 양동규 작가 3인이 참여해 '불'이라는 인류 문명의 근원적 요소를 동시대 미술로 풀어낸다. 오프닝은 5월 1일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인류의 시작과 함께해온 '불'을 중심으로 신화적 상상력과 현대적 감각을 결합한 기획이다. 특히 프로메테우스 신화를 모티브로, 신성한 불을 건네받은 인간이 이를 어떻게 내면화하고 삶과 세계를 변화시켜왔는지를 탐색한다. 전시 제목 '불을 나르는 자들'은 불을 전달하는 존재를 넘어, 스스로를 변화시키고 세계를 재구성하는 인간의 본질을 상징한다.

 

김규는 나무와 불, 흙이라는 원초적 재료를 통해 생명과 소멸의 순환을 시각화한다. 작가의 나무 항아리와 그릇, 솟대, 인물상, 토기 등은 불을 담고 나르는 ‘용기’이자 제의적 오브제로 기능한다. 나무 표면에 남은 그을음과 균열은 불과 시간, 공기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으며, 물질이 변화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불을 통과한 형상은 더욱 단단해지거나 재로 돌아가며, 존재의 순환 구조를 드러낸다.

 

김현호의 회화는 어둠 속에서 빛이 탄생하는 순간에 주목한다. 검은 캔버스 위에 떠오르는 형상들은 태초의 세계가 질서를 찾아가는 과정을 연상시키며, 빛을 곧 '불'의 에너지로 환원한다. 특히 손가락으로 직접 그리는 지두화 기법은 강한 신체성과 물질성을 드러내며, 회화를 감각적이고 물리적인 장으로 확장시킨다. 그의 작업은 어둠을 통과한 빛이 어떻게 형상으로 나타나는지를 보여주는 과정 자체에 주목한다.

 

양동규는 사진 작업을 통해 숯이라는 물질에 주목한다. 검은 숯의 표면은 소멸의 결과이면서 동시에 한때 타올랐던 열과 생명의 흔적을 품고 있다. 붉게 점화된 숯은 심장이나 불사조를 연상시키며, 꺼짐과 타오름의 경계를 시각화한다. 또한 재의 파편들은 별처럼 흩어지며 새로운 이미지로 확장된다. 특히 그의 작업은 제주 4·3이라는 역사적 기억과 연결되며, 사라진 존재를 다시 호출하는 매개로 기능한다.

 

세 작가의 작업은 조형, 회화, 사진이라는 서로 다른 매체를 통해 ‘불’의 의미를 입체적으로 확장한다. 나무와 흙, 빛과 어둠, 숯과 재로 이어지는 작업들은 생성과 소멸, 기억과 망각이라는 상반된 개념을 하나로 연결하며 인간 존재의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불을 나르는 자들'은 결국 우리가 어떻게 불을 이어받고, 또 어떻게 그것을 지속시키고 있는지를 묻는다. 불은 단순한 자연현상을 넘어 인간을 변화시키는 근원적 에너지이며, 이번 전시는 그 의미를 다시 환기하며 관람객 각자의 내면에 잠재된 ‘불씨’를 돌아보게 한다.

 

한편 전시는 서울 중구 을지로 143 스페이스유닛플러스에서 진행되며, 5월 한 달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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