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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국립오페라단, '바그너 6시간 대작' 온다... "韓 오페라 새 이정표 될 것"

바그너 궁극의 음악극, 국내 첫 무대!
우주선 안에서 펼쳐지는 '무한한 우주, 무한한 사랑'
멀티버스 속 다시 태어난 바그너의 세계

문화저널코리아 오형석 기자 |국립오페라단(단장 겸 예술감독 최상호)은 오는 12월4일(목)부터 12월7일(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바그너의 대작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국내 초연한다. 이번 공연은 2024년 '탄호이저'로 시작된 '바그너 시리즈'의 두 번째 무대로, 바그너 예술의 정점이라 불리는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통해 내면의 깊은 욕망과 초월적 사랑을 탐구하는 여정을 이어간다. 서울시립교향악단과 공동 주최하고 예술의전당이 후원하는 이번 무대는 '사랑과 죽음'이라는 보편적 키워드를 음악으로 승화시킨 바그너의 예술세계를 국내 관객들에게 처음 선보이는 역사적 무대가 될 것이다. 특히 서울시향이 13년 만에 오페라 연주에 나서며, 세계적인 '바그너 스페셜리스트'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이 지휘하는 만큼 섬세한 긴장감과 압도적 음향미가 기대된다.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현대음악의 시작에 결정적 영향을 준 바그너의 대표작으로, 조성의 해체를 예고한 혁신적인 화성과 더불어, 인간의 사랑과 욕망을 철학적으로 그려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독일 켈트 신화를 바탕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담고 있다. 코른웰의 왕 마르케의 조카인 트리스탄은 아일랜드 공주인 이졸데를 왕의 신부로 데려오라는 명령을 받게 된다. 이졸데는 과거 자신의 약혼자를 죽인 자가 트리스탄임을 알게 되고, 굴욕적인 결혼을 하느니 죽음을 택하고자 트리스탄과 함께 독약을 마시려고 한다. 그러나 시녀 브랑게네가 그것을 사랑의 묘약으로 바꿔 버리고, 둘은 지독한 사랑에 빠지게 된다. 밀회를 이어가던 이들의 관계는 왕의 심복인 멜롯에 의해 발각되고, 트리스탄은 결투를 벌이다 치명상을 입는다. 트리스탄은 고통 속에서 다시 이졸데를 만나게 되자 그녀의 품에서 숨을 거둔다. 

 

이번 공연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전막이 무대화되는 만큼 바그너 예술의 정수를 구현하기 위해 세계적인 제작진들이 뭉쳤다. 연출을 맡은 스위스 출신 슈테판 메르키는 2023년 코트부스 국립극장에서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선보이며 유럽 전역에서 주목 받았다. 그는 이번 프로덕션에 관해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죽음이 사랑의 종말이 아니라 '진정한 사랑의 자유'가 시작되는 지점으로 해석하고, 원작의 바다 위 항해를 '우주로의 여정'으로 표현하기로 했다. 무한한 세계로 나가며 사랑을 가두고 자유를 제한했던 세계를 뒤로 하고 자유로운, 새로운 곳을 향해 나아가는 용기를 담으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연출 의도는 무대와 의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무대는 거대한 우주선 형태로 그려지며 무대 중앙의 나선형 구조물은 바그너 특유의 이분법적 세계관과 현실과 또 다른 세계의 경계를 허무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또한 별을 표현하기 위한 조명, 거울 등을 활용하여 구원의 이미지를 시각화할 계획이다. 

 

의상에는 우주복, 방어복, 해군복에서 영감 받아 '대비'라는 개념을 시각화했다. 인물의 내면과 사회적 억압의 대비, 원작의 고전적 실루엣과 현대적 소재의 대비를 함께 담았다. 극 후반부로 가면 액체가 흐르는 듯한 표현을 가미하여 새로운 세계를 마주했을 때 순간의 감정을 표현하고자 했다.

 

국내 초연 무대는 바그네리안의 마음을 사로잡을 스페셜리스트들이 대거 참여한다. 트리스탄 역에는 당대 최고의 헬덴테너, 스튜어트 스켈톤이 맡는다.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그의 대표 레파토리로 “어두운 음색을 갖고 트리스탄의 복잡한 감정을 설득력 있게 들려줬다”는 평을 받았다. 그는 바그너의 '발퀴레'를 얍 판 츠베덴이 지휘하는 홍콩 필하모닉과 음반으로 녹음하고, 베를린 필하모닉과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협연하는 등 전세계 바그네리안의 사랑을 받고 있는 테너다. 그와 호흡을 맞출 이졸데는 풍부한 표현력을 가진 세계적인 소프라노 캐서린 포스터가 맡는다. 그녀는 조산사, 간호사로 근무하다 뒤늦게 성악에 입문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이후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서 6년 연속 브륀힐데 역을 맡아 기립 받수를 이끌어낸 바 있으며 2022년부터 이졸데 역할을 꾸준히 맡아왔다. 2023년 메르키 연출의 '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서도 이졸데 역을 소화했으며 이 당시 “신비로운 동화 속 생물처럼 연주하고, 사랑하고, 분노하고, 고통받는 존재로 분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2023년에는 테너 브라이언 레지스터와 호흡을 맞췄지만 이번 프로덕션에서는 스튜어트와 함께 새로운 시너지를 선보인다. 

 

또다른 트리스탄에는 테너 브라이언 레지스터가 출연한다. 헬덴테너 영역에서 보기 드문 바리톤풍 음색과 극적인 표현력을 자랑하는 그는 2023년 메르키 연출의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두고 평론가들로부터 “괴물같은 연기”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졸데의 또다른 캐스팅은 체코 출신의 드라마틱 소프라노 엘리슈카 바이소바다. 메조소프라노로 데뷔했으나 2018년부터 드라마틱 소프라노로 전향하여 '토스카', '투란도트', '나부코' 등을 거쳐 바그너 레파토리를 연이어 소화하고 있다. 그녀의 폭발적인 에너지와 섬세한 감정선은 국내 초연 무대에 신선한 긴장감을 더할 것이다. 

 

이번 무대에는 국립오페라단이 발굴한 신예 성악가도 함께 한다. 지난 8월에 열린 제 24회 국립오페라단 성악콩쿠르 금상 수상자인 테너 이재명이 마르케 왕의 심복, 멜롯 역으로 출연해, 젊은 에너지를 발산할 예정이다. 

 

한편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2026년 3월, 공연영상화서비스인 '크노마이오페라'(https://www.knomyopera.org/ott/vodList) 홈페이지를 통해서 고품질의 VOD로 다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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