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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명불허전’2회 김보중, 송인헌, 이흥덕, 전지연, 정복수 5人

종로구 인사동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 1F 그랜드관 오픈기획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 1F 그랜드관 오픈 기획.. 김보중, 송인헌, 이흥덕, 전지연, 정복수 5人의 ‘명불허전’ #2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관장 허성미) 1F 그랜드관에서 20년 7월 1일(수) ~ 7월 14일(화)까지 약 2주간 만나볼 수 있다. [문화저널코리아] 김영일기자

이번 전시는 미술상을 수상한 5人의 畵伯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시대적 배경, 인간의 삶을 바탕으로 그려진 작품과 소박한 일상의 수채화, 풍경화, 입체적인 형태, 작가만의 세계관을 가진 인물화 등 특별한 전시에 초대하고자 한다.

 

김보중 작가는 시대성을 배경으로 한 인간 삶의 문제를 숲과 땅, 자연의 일부로써 척박하거나 풍요로운 풍겨으로 담아왔으며, 그가 그려낸 현실과 일상을 익숙하면서도 어딘가 모를 생경함을 갖고 있다는게 특징이다. 

 

길따라 존재하는 생명들을 담아내는 김보중의 그림들은 비약적으로 회화적 상태를 획득한다. 그리는 대상과 무관하게 획득할 수 있는 붓질로서의 물질성, 김보중이 그리는 시간 앞뒤로 걷고 또 걸었던 길들을 김보중은 「그냥노는땅」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그 그림을 보는 이들에게 그 길은 복기되어 새롭게 자라나는 회화적 땅이 된다. '무엇이 김보중의 그리기를 회화적으로 부르게 하는가는 여러 차원에서 살펴볼 수 있다.

 

그림 안에 산재한 요소들을 통해 그림을 보는 것뿐 아니라 김보중의 그림은 그림 외부로 나와 옆의 그림들, 발 아래 있는 땅과 바닥을 바라볼 때 더 큰 의미망 속에 새로운 발견들을 가능케 한다.

송인헌 작가의 작품은 소박한 일상 풍경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재구성해 아련한 그리움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특징이다. 풍경은 작가의 형식적 기법과 심리적 해석을 통해 고독, 고요, 명상으로 전환되어 들어간다. 색면은 화가의 심리를 압축한 풍경으로 작가는 이런 풍경의 기억, 사물, 사유를 엮어 화폭에 풀어낸다.

 

또한 송인헌 작가는 단순화한 서구의 풍경과 대담하게 분할된 한국 조각보의 이미지가 공존하는 일련의 그림은 동서양을 껴안는다. 프랑스 미술평론가 장 샤를 장봉은 "추상성이 두드러지지만 구상이 그 중요성을 잃은 것은 아니다"라며 "그녀의 작품에는 서양의 형이상학과 같은 대립이 없고 보완성이 존재한다"고 평했다.

이흥덕 그림의 서술적 형상들은 지시적 기호가 아니다. 화면에 묻어있는 그의 작업궤적과 흔적은 '불안'의 알레고리이자, '폭력'의 상징이기도 하다. 기호가 아닌 상징이므로 그것은 모호하다.

다만 그 상징에도 일종의 단서들이 여기저기 붙어서 그의 상징에 다다를 수 있는 해석의 코드를 제공해 준다. 은유·비유·환유·풍유에 의한 이 풍자적 레토릭들은 한결 그의 그림의 서사들을 풍부하게 이야기 한다.

상황설정·색채·형태 등의 회화적 양식과 자유로운 붓질의 구사에 덧붙여진 비정형의 표현적 형식언어들과 함께 가일층 중층적으로 작용하면서, 그의 불안과 억압을 증명하는 분위기로 확장된다. "뻔"하지 않은 모던함, 이흥덕 특유의 언술과 회화적 어법이 결합된 프로세스가 제공하는 미적 쾌감은 거기에서 발생한다.

불안과, 그 불안에의 저항으로서의 언표행위인 회화적 형식의 실험과 변주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온 지 35년이 지난 근작들에서, 이흥덕은 충분할 만큼의 형상미학적 성과를 거두고 있는 듯하다.

이번 전시의 주축이 되는 흑백목탄 그림과 초록의 유화 모노크롬 회화 대작들은 '그리기방식'과 '말하기방식' 모두에서 그 미적 성과를 충분히 증명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이럴때 그의 작업동기이자 출발점이 된 불안은, 그 불안에의 저항을 야기하는 태도로 연결되고, 그 태도는 사회적 실천이라는 작업행위에까지 도달하게 된다. 이는 그가 그답게 살아가기 위한 방법이자 그 토대인 자신에 대해 엄격하게 적용하는 일종의 작가적 '윤리'라 하겠다.


전지연 작가의 이 같은 철학은 국립고양 스튜디오 입주작가였던 2005년부터 서서히 그 형태의 틀이 갖춰지게 되었다. 초창기에는 군집을 이룬 형상들이 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부유하기에 적당한 형태를 띠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얼개의 형태는 더 단순화 되고, 색채는 화려하게 변화되는 형태를 띄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철학자의 말을 구태여 인용할 필요가 없다. 얼개는 곧 긍정의 에너지를 생성하기도 한다.

이때 생성된 에너지는 곧 'Flowing'(흘러가는 것) 이라는 이타적인 사고로 전환된다. 작가는 "얼개는 멈출 수 없다“며 ”자력이든 타력이든 흘러가야만 하는 존재" 라고 말한다.

 

정복수는 인간의 신체·본능·욕망 등을 즉흥적인 몸의 궤적으로, 때로 양식화된 도상으로 거침없이 형상화했다.'형상성'은 대상의 재현이나 표현 범주를 넘어 세계에 대한 감성과 인식을 자유롭게 토로하며 주제화하는 미적 형식이자 성질이다. 그의 그림이 동시대적 모던함으로 보이는 건 살아 있는 인간을 생생한 동사형으로 그려내는 정직한 회화적 어법의 긴밀도 때문이다.

“내 그림은 일종의 경락도(經絡圖)"라는 정씨의 설명처럼 그림 속 인간은 터럭 하나 없이 내장까지 발가벗었다. 지난 7일 찾은 서울 남현동 작업실도 온통 사람 몸 그림뿐이었다. 다소 기괴할 정도로 투명하게 입 벌린 육체가 측면과 정면으로 욕망을 체화하고 있다. 인물화지만 이건 시대의 초상화나 마찬가지다.

사람이 살면서 느끼고 번뇌하는 결과물이다. 단 한 번도 모델을 두고 그린 적 없고, 그림이 사실적이지도 않다. 몸속엔 도상처럼 또 다른 몸, 눈과 입과 성기 등 여러 부위가 병렬되며 구상의 추상을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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