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저널코리아 오형석 기자 |가나아트파크 어린이미술관이 봄 시즌을 맞아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참여형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수레아 작가의 개인전 《Find Your Self: 얼굴박물관》은 ‘얼굴’을 매개로 관람객이 스스로를 발견하고 감정과 경험을 확장해 나가도록 기획된 체험형 전시로, 회화 감상에 머무르지 않고 놀이와 참여, 대화와 상상을 아우르는 복합적 예술 경험을 제안한다.
새 학기와 입학, 새로운 시작이 이어지는 3월은 아이들과 가족 모두에게 설렘과 긴장이 교차하는 시간이다. 가나아트파크는 이러한 계절의 정서를 배경으로, 희망과 에너지를 전하는 수레아 작가의 세계를 어린이미술관 안에 펼쳐냈다. 이번 전시는 정답을 알려주는 전시가 아니다. 대신 관람객 각자가 보고, 찾고, 상상하고, 완성해 가는 열린 구조의 전시다. 전시 제목 그대로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 전시의 핵심이 된다.
수레아 작가는 자신을 ‘감각을 수집하고 에너지를 전달하는 작가’라고 말한다. 그의 작업은 대상을 단순히 재현하는 회화와는 결이 다르다. 캔버스를 자르고, 덧붙이고, 파내고, 밀어 올리는 방식으로 화면을 구성하며, 오려낸 화면을 다시 콜라주하거나 굳힌 물감을 덩어리처럼 얹는 방식으로 평면을 입체적 감각의 장으로 전환한다. 화면 곳곳에 형성된 돌출과 함몰, 겹겹이 중첩된 색채와 상징들은 보는 이의 시선을 붙들 뿐 아니라 촉각적 상상력까지 자극한다. 단순히 ‘그려진 그림’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몸짓과 시간, 감정의 이동 경로를 함께 읽어내는 경험에 가깝다.
이번 전시의 중심 작업인 〈Find Your Self: 얼굴박물관〉은 그러한 작가의 조형 언어가 전시장 전체로 확장된 프로젝트다. 완성된 결과물을 제시하는 대신, 관람자의 참여에 따라 계속해서 의미가 축적되고 달라지는 구조를 취한다. 전시장은 하나의 거대한 캔버스이자 놀이 공간이 되고, 관람객은 그 안에서 자신의 얼굴과 감정을 찾아가는 주체가 된다. 작가가 화면 위에서 이미지를 발견해 나가듯, 관람객 역시 형상과 흔적, 색과 물질의 층위 사이에서 각자의 얼굴을 발견하게 된다.
이 과정은 특히 어린이 관람객에게 자연스럽고도 능동적인 몰입을 이끈다. 어떤 얼굴은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어떤 얼굴은 파편처럼 흩어져 있다가 관람자의 시선 속에서 다시 연결된다. 또 어떤 이미지는 전혀 다른 형상으로 읽히며 새로운 상상의 문을 연다. 관람객은 작품 안에서 정해진 해답을 찾는 대신, 자신의 기억과 감정, 경험을 투사하며 ‘나만의 얼굴’을 만들어간다. 이때 전시는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스스로 개입하고 완성하는 살아 있는 장이 된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가 주목되는 지점은 가족이 함께 완성하는 전시라는 데 있다. 부모와 아이는 같은 작품 앞에 서서도 서로 다른 얼굴을 발견하고,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는다. 그 차이를 나누는 과정은 곧 대화가 되고, 감정을 공유하는 시간이 된다. 아이는 자신의 발견을 말로 표현하며 성취감을 얻고, 부모는 자녀의 시선을 통해 익숙한 세계를 낯설고 새롭게 바라보게 된다. 미술관이라는 공간이 단지 작품을 조용히 바라보는 장소를 넘어, 가족 간의 기억과 감정이 교차하는 소통의 장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전시장 곳곳에 마련된 체험 요소들도 이번 전시의 특징을 더욱 뚜렷하게 한다. 스티커 체험과 미니골프 프로그램을 비롯해 작품 속에 등장하는 ‘골프하는 말’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장치, 어사화와 트로피를 들어보는 참여 요소 등은 작가의 상상 속 이미지를 실제 몸의 경험으로 확장시킨다. 화면 안에 있던 장면이 현실 공간으로 옮겨오고, 관람객은 그 안으로 직접 들어가 작품의 일부가 된다. 이는 어린이미술관이라는 장소성이 지닌 교육적 기능과 놀이적 즐거움을 동시에 끌어올리며, 예술을 보다 친근하고 생생한 언어로 번역해낸다.
수레아의 작업은 결국 ‘얼굴’이라는 익숙한 형식을 통해 가장 낯선 자기 자신과 마주하게 한다. 얼굴은 단지 생김새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과 관계, 시간과 기억이 응축된 흔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전시는 얼굴을 보는 전시이면서 동시에 자신을 발견하는 전시이고, 타인의 시선을 이해하는 전시이기도 하다. 작품 속 수많은 표정과 형상은 관람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나는 무엇을 보고 있는가, 나는 어떤 얼굴을 찾고 있는가, 그리고 나는 지금 어떤 감정으로 이 공간에 서 있는가.
가나아트파크 어린이미술관의 《Find Your Self: 얼굴박물관》은 봄의 시작점에서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들여다보게 하는 전시다. 놀이처럼 가볍게 다가가지만, 그 안에는 관찰과 발견, 공감과 소통이라는 묵직한 가치가 담겨 있다. 아이에게는 상상력과 참여의 즐거움을, 어른에게는 잊고 있던 감각과 시선의 전환을 건네는 이번 전시는, 결국 관람객의 참여로 비로소 완성되는 전시로 기억될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