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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대구 비영리전시공간 싹(SSAC), 20주년 기념전 '시지프스의 돌멩이' 개최

비영리공간의 실험정신과 상업갤러리의 만남… 우손갤러리 협력 전시
'행복한 시지프'의 태도로 예술 세계를 구축해온 1980년대생 작가 7인 조명
기획 모토 ‘APERTO over ALL’, 지난 20년을 돌아보고 새로운 미래 비전 제시

문화저널코리아 오형석 기자 |대구를 대표하는 비영리전시공간 싹(SSAC, 대표 김진석 / 기획 박천·정연진 / 기획보조 문은주)이 설립 20주년을 맞아 특별기획전 '시지프스의 돌멩이(Sisyphus’ Pebble: Not compelled, but carried on)'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오는 2월 3일부터 2월 12일까지 대구 중구 봉산문화길에 위치한 우손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우손갤러리의 후원과 협력을 통해 비영리 전시공간의 실험성과 상업 갤러리의 제도적 인프라가 만나는 협력 모델을 제시하며, 지역 미술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지난 20년간 싹은 대구 지역에서 제도 밖 실험과 대안적 실천을 지속해온 비영리 전시공간으로, 올해 기획 모토로 'APERTO over ALL(완전히 열린)'을 내걸었다. 이는 1999년 베니스비엔날레 총감독 헤럴드 제만(Harald Szeemann)이 주창한 'd’APERTutto(완전히 열린)' 정신을 계승한 것으로, 전통적 형식을 넘어 젊은 작가들의 에너지를 수용하고 미래를 향한 새로운 분기점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전시 '시지프스의 돌멩이'는 이러한 비전 아래, 2025년 한 해 동안 진행된 릴레이 프로젝트 '대안의 대안'을 통해 축적된 51명의 작가 목소리를 하나의 담론으로 엮어낸 결과물이다. 이전 프로젝트가 동시대 예술가들의 고민과 현주소를 진단하는 과정이었다면, 이번 전시는 그 속에서 포착된 '지속 가능한 태도'를 보다 깊이 있게 조명한다.

 

특히 방대한 담론 속에서 발견한 '묵묵한 지속'의 가치를 가장 선명하게 대변하는 1980년대생 작가 7인—김서울, 박인성, 배태열, 안민, 이상익, 장하윤, 정진경이 이번 전시의 주인공으로 나선다.

 

참여 작가들의 작품은 완결된 결과물이라기보다 시간을 견뎌낸 흔적의 지층에 가깝다. 캔버스 위에 반복적으로 덧입혀진 물감, 집요하게 수집된 일상의 기록, 재료의 물성을 파고든 실험의 흔적들은 작가들이 삶 속에서 끊임없이 굴려온 각자의 ‘돌멩이’를 증명한다.

 

이는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 신화'에서 말하는 '행복한 시지프'의 해석과 맞닿아 있다. 전시는 끝없는 형벌로 인식되던 거대한 '바위'를 손안에 쥘 수 있는 ‘돌멩이’로 재해석하며, 외부의 강요가 아닌 스스로 선택하고 긍정하며 지속하는 주체적 태도를 드러낸다.

 

한편 정연진 디렉터는 "속도와 성과를 강요하는 현대 사회에서 이번 전시는 '더 새롭게'가 아니라 ‘이만큼 달려온 나를 어떻게 지키며 계속 갈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며, "떠밀리지 않고 스스로 짊어진(Not compelled, but carried on) 작가들의 태도를 통해 관람객들이 각자의 일상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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