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저널코리아 오형석 기자 | 리안갤러리 서울은 2025년의 마지막 기획전으로 오는 11월 13일부터 12월 30일까지 신경철 작가의 개인전 'Light Between Air'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23년 리안갤러리 대구 개인전 'In the Distance' 이후 2년 만의 개인전으로, ‘빛과 공기 사이에서 회화가 스스로 쓰여지는 과정’을 탐구한 신작 30여 점이 공개된다.

전시의 첫 장면은 입구를 가득 채운 대규모 드로잉 시리즈 'T-Here-D' 연작이다.
밑색 위에 목탄과 파스텔, 지우개, 손의 움직임으로 더해진 흔적들은 단순한 회화적 선을 넘어 감각의 층위를 시각화한다.
작가는 팔레트에 남은 물감 덩어리를 종이에 직접 부착해 시간의 잔여를 드러내며, ‘그림’이 아닌 ‘감각의 기록’으로 기능하는 평면을 완성했다.

지하 1층 전시장에서는 대형 평면 회화와 신작 조형 작품이 함께 선보인다.
금속 안료의 반사와 반투명한 질감, 명암의 미묘한 떨림은 관객의 움직임에 따라 변하며, 빛과 물질이 교차하는 현상을 공간적으로 드러낸다.
팔레트의 물감 잔여를 본떠 알루미늄으로 주조한 조각은 울퉁불퉁한 표면과 흐릿한 형태로 시간과 행위의 흔적을 담아낸다.

신경철의 회화는 구상과 추상, 재현과 비재현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그의 화면은 단일한 이미지가 아닌 ‘기호들의 숲’이며, 빛과 흔적, 떨림 속에서 세계가 쓰이고 지워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는 회화를 언어 이전의 감각적 글쓰기이자, 근원적 흔적(archi-trace)을 탐구하는 사유의 도구로 확장시킨다.

'Light Between Air'는 이전 전시 'In the Distance'가 보여준 ‘시선의 거리’와 ‘풍경의 구조’를 넘어, 빛과 공기, 표면과 물질 사이의 긴장을 감각적으로 드러낸다.
한편 회화·드로잉·조각이 하나의 연속적 문법으로 엮인 이번 전시는, 신경철이 지난 수년간 구축해온 예술 세계이자 빛과 감각이 교차하는 새로운 사유의 풍경으로 관객을 초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