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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바다를 지킨 손, 이제는 쉼을"... 제9회 해녀 은퇴식 개최

92세 홍순화 해녀 포함, 60~70년 경력의 해녀 14명 은퇴

문화저널코리아 오형석 기자 | 제주를 대표하는 바다의 상징, 해녀들이 긴 세월의 물질을 마무리하고 은퇴 무대에 선다.

 

제주시 이호동어촌계(계장 양계랑)와 이호해녀회(잠수회장 윤숙녀)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제주해녀문화협회(이사장 양종훈)가 주관하는 제9회 해녀 은퇴식이 오는 10월 8일 오전 10시 30분, 제주시 서해안로 45번지 이호해녀탈의장에서 개최된다.

■ 50~70년 경력 해녀 14명, "바다가 곧 삶이었다"

 

이번 은퇴식 주인공은 모두 14명. 홍순화(92세·경력 70년)를 비롯해, 안용선(91세·경력 60년), 박숙자(88세·경력 50년), 백정생(88세·경력 60년), 문순옥(86세·경력 60년), 송정자(86세·경력 60년) 등이다. 대부분 80세를 훌쩍 넘긴 고령의 해녀들은 최소 40년에서 최장 70년까지, 한평생을 바다와 함께 살아왔다.

 

이들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마을 공동체 운영에 힘쓰며, 무엇보다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제주해녀문화를 전승해온 산증인들이다. 이제는 바다를 뒤로 하고 은퇴를 맞지만, 후배 해녀들과 지역사회에는 그들의 헌신이 깊이 새겨져 있다.

■ 존경과 감사의 은퇴 무대

 

이날 은퇴식은 단순히 직업적 마무리를 선언하는 자리가 아니다. 제주 해녀문화의 정신과 가치를 되새기고, 은퇴 해녀들에게 존경과 감사를 표하는 공동체적 의식이다. 하객과 가족들이 함께하는 자리에서 은퇴 해녀들은 평생의 노고를 인정받고, 후배 해녀들에게는 '해녀로 살아간다는 것'의 무게와 자부심을 전한다.

 

특히 한국걸스카우트연맹(총재 김종희)은 은퇴 해녀들에게 '걸스카우트 명예지도자' 증서와 세계걸스카우트의 상징인 연초록색 스카프를 헌정할 예정이다. 이는 후배 세대에게 길잡이가 되어온 해녀들의 삶을 기리고, 새로운 세대와의 연결을 상징한다.

 

또한 제주양식어류수협은 광어어묵 세트를, ㈜유제이(UJ·대표 김경은)는 개발 중인 신제품을, ㈜센트디아(대표 김선경)는 구강건강 마우스워시를 후원한다. ㈜성우서비스(대표 박영호)와 ‘제주해녀서포터즈’도 뜻을 보태며, 지역 기업과 단체가 함께하는 따뜻한 후원으로 행사의 의미를 더한다.

■ 해녀 은퇴식, 새로운 문화의식으로 자리 잡다

 

사단법인 제주해녀문화협회(이사장 양종훈)는 지난해 5월 한림읍 귀덕2리에서 첫 해녀 은퇴식을 시작으로, 같은 해 하도리(2회), 수원리(3회), 금능·월령리(4회), 법환동(5회)에서 잇따라 은퇴식을 열었다. 올해 들어서도 도두동(6회), 김녕(7회), 강정동(8회) 등지에서 행사를 이어왔다.

 

특히 모든 은퇴식은 정부 보조금 한 푼 받지 않고, 자발적인 후원과 재능 기부만으로 치러지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해녀 문화가 지닌 공동체 정신을 그대로 보여주며, ‘은퇴식’이 단순한 행사 이상의 문화 의례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양종훈 제주해녀문화협회(상명대 교수) 이사장은 "해녀 은퇴식은 개인의 삶을 기리는 동시에 제주 바다 문화의 가치를 재확인하는 자리"라며 "평생을 바다에 몸담아온 해녀들의 숭고한 정신이야말로 제주가 지닌 진정한 무형문화유산"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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