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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손자에게 들려주는 서울 이야기 29" 동대문역사문화공원과 DDP

동대문과 훈련원 사이 넓은 터에 동양제일의 운동장을 세웠다.
1925년 경성운동장, 1945년 서울운동장, 1985년 동대문운동장, 2009년 DDP

문화저널코리아 김영일 기자 |서울에서 가장 많은 역사적 층위가 쌓여있는 곳이 현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이다. 2009년에 개관한 '동대문 역사문화공원'은 옛 '동대문운동장' 자리에 서울의 옛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공원을 조성한 것이다.

공원을 지어 운동장이 사라진지 꽤 오래되었지만, 서울에서 오래 산 사람들은 '동대문운동장' 이전, '서울운동장(서울종합운동장)' 시절의 향수가 있다. 서울운동장은 축구장과 야구장도 있었다. 축구장에서 1971년부터 치러진 소위 '박스컵(Park's cup)'을 잊지 못한다. '박스컵'의 풀네임은 '박대통령컵 쟁탈 아시아축구대회'다.

 

지금으로서는 '쟁탈'이라는 표현이 우습다. 대통령의 트로피를 서로 차지하겠다고 경기장에서 싸우는건가? 이 이름에서도 당시 유신시절의 흔적이 남아있는 듯하다. 서울운동장에서 버마, 말레이지아, 인도네시아 등 선수들이 우리나라와 각축전을 벌이던 광경이 아직도 선하다. '서울운동장'은 1985년 '동대문운동장'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그런데 이 운동장의 역사는 지금부터 꼭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25년 조선총독부가 동대문과 훈련원 사이의 대지 22,700평 위에 총공사비 155,000원을 들여서 동양 제일의 경기장을 지었다.

 

히로히토(裕仁, 1901-1989) 일본 황태자 결혼 기념으로 만든 경성운동장이다. 경평축구대회등 많은 경기가 치러졌으나, 1945년 8월 15일 해방 당일에 이곳에서 잊지못할 장례식이 차러졌다.

 

대한제국 황손인 이우의 장례식이다. 해방 조국에서 큰 일을 할 수 있었던 인물인데 일본 히로시마에서 원자폭탄의 피해로 사망한 것인데 하필 장례식이 해방 당일이었다. 며칠만 더 살았다면 헤방 조국을 봤을 것인데, 참으로 가슴아픈 역사의 한 장면이다.

건물이 노후되어 2007년 운동장을 철거하고 공원화했다. 이 과정에서 조선 시대 한양 도성을 이루고 있던 이간수문(二間水門)과 치성을 비롯하여, 하도감(下都監)과 훈련도감 터 등 건물지 유구 44기와 함께 조선 백자와 분청사기 등의 도자기류를 포함한 주요 유물 1,000여 점이 출토되었다. 이에 따라 이곳에는 공원 조성 과정에서 발굴된 유물을 공원 곳곳에 보존해 전시하고 있다.

“아하, 그래서 역사문화공원이 된 거구나.”, “이간수문? 하도감? 이런 게 뭔가요?”

 

손자들의 이러한 역사 문화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것이 현장 스케치를 나온 이유이기도 하다. 이간수문은 2개의 무지개 모양 홍예문으로 이루어져 물이 나갈 수 있도록 만든 문이다. 이 물줄기는 도성 밖으로 나가 창신동 인근에서 청계천과 합류한다. 또한 하도감은 조선 후기 중앙군이었던 5군영 중에서 도성의 방위를 위해 조직된 훈련도감에 속했던 관청이다. 이렇듯 이곳에는 다양한 역사적 층위가 너무도 많이 쌓여있다.

 현재 공원 입구에는 동대문 운동장 기념관을 만들어 옛 동대문 운동장과 관련된 자료와 모형을 비롯하여 역대 스포츠 경기 정보, 각종 스포츠 관련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1990년대 할아버지가 신문사에 근무할 때, 이곳에서 청룡기 고교 야구 선수권 대회가 열렸다. 고등학교 야구선수들이 이름을 날렸다. 선동열과 최동원 선수 등이 활약하던 모습을 흑백텔레비젼으로 지켜보았다.

“ 우주선 모양으로 생긴 건 뭔가요? ”

손자들은 공원 앞에 거대하게 자리한 건축물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도심 한복판에 불시착한 우주선 모양의 DDP는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ong baemun, Design, Plaza)의 약자다. 

 

꿈꾸고, 만들고, 누린다(Dream, Design, play)는 의미도 담고 있다. 동대문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DDP는 첫 여성 프리치커상 수상자인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복합 문화예술 공간이다. 디자인, 예술, 역사, 문화 등을 한데 어우르는 장소가 되었다.

이제 동대문 역사문화공원은 서울의 옛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테마 공원이자 현대의 디자인과 문화도 경험할 수 있는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탈바꿈되었다. 근처에는 거대한 의류 도매 시장과 패션 타운도 자리하고 있어, 상인과 외국인 관광객들로 늘 북적거린다. 이곳 일대가 서울의 명물이자 명품 공원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교통편은 수도권 지하철 2, 4, 5호선 동대문 역사문화공원역 1번 출구를 나오면 된다. 1호선 동대문역이나 3호선 동국대 입구역에서도 그리 멀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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