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저널코리아 오형석 기자 |조선 후기 대표 문장가로 꼽히는 죽봉(竹棒) 고용집(高用輯, 1672~1735) 선생의 문학사적 가치와 사상적 계보를 재조명하는 학술대회가 전라북도 군산에서 개최된다. 고용집 선생은 조선 후기 성리학 전통 속에서 내면 수양과 현실 참여의 정신을 함께 추구했던 인물로 평가되며, 그의 문학과 사유는 군산·전북 지역 지성사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해 왔다.
'제5차 죽봉 고용집 선생 학술대회'는 (사)죽봉고용집선생기념사업회가 주관하고 전북역사문화연구소가 주최해 다음 달 13일 오후 2시 군산대학교 황룡문화관 노판순 홀에서 열린다. 이번 학술대회는 고용집 선생을 문학·사상·예술·정치의 다면적 인물로 재정립하고, 향토문화의 정신적 기반으로서 그 의미를 되새기는 데 초점을 둔다.
죽봉 고용집은 숙종·경종·영조 3대에 걸쳐 활약한 문인으로, 자연에 기대어 수양을 추구하는 한편 시대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도학적 실천 지식인의 면모를 남겼다. 그가 남긴 문집 '죽봉집'은 한시 200여 수를 포함해 시문·산문 전반에 걸쳐 자연미, 도학적 성찰, 인간과 사회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어 문학과 사상 연구 양 측면에서 중요한 사료로 평가된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죽봉 사유의 철학적 지반, 시문학의 미학, 역사적 현실과의 관계 등 다층적 분석이 진행된다.
주제 발표는 ▲이종근 한국문화스토리작가의 '죽봉집에 드러난 도학정신과 봉암서원 활용 방안' ▲최연성 전 군산대 부총장의 '죽봉 초당을 통해 본 고용집 선생의 안빈사상' ▲권윤희 중앙대학교 강사의 '죽봉 시문학에 내재된 문인화 미학 요소의 탐색' ▲유재리 군산대학교 교수의 '죽봉 고용집의 정치의식과 현실 참여' 순으로 이어진다.
특히 발표자들은 고용집 선생을 단순히 문학적 평가의 대상이 아니라, 성리학 전통 속에서 군산·서해 지역 지식 체계의 형성에 기여한 핵심 사상가로 조명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는 향토문화 연구의 체계를 지역사·사상사·문학사로 확장하려는 최근 학계 흐름과도 맞물린다.

학술대회는 탐동옥구들노래보존회의 식전 공연으로 막을 올라 지역 전통예술과 학술적 논의가 함께 호흡하는 장을 마련한다. 군산시, 군산문화원, 군산대학교 등이 후원기관으로 참여해 지역 차원의 지성사 복원 사업이라는 성격 역시 분명히 한다.
한편 (사)죽봉고용집선생기념사업회 관계자는 "죽봉 고용집 선생은 단지 한 명의 문인이 아니라, 군산 지역 정신문화의 뿌리를 이루는 인물"이라며 "이번 학술대회가 지역 정체성과 문화적 자긍심을 되살리는 계기이자, 조선 후기 문학·사상 연구의 지평을 넓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