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저널코리아 김영일 기자 | 2025년 10월 11일 오후 3시, 베트남 하노이 청소년극장(Vietnam Youth Theatre)에서 베트남과 한국이 공동으로 개발 중인 뮤지컬 『마이 드림 / My Dream / Ước mơ của em』의 리딩 쇼케이스가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이번 무대는 단순한 작품 발표를 넘어, 양국의 예술단체와 예술가들이 뮤지컬 공동 창작·제작·유통 시스템을 실질적으로 가동한 첫 결실로 평가받는다. 공연에 앞서 한국의 구리문화재단, 문화공작소 상상마루, 베트남 청소년극장은 뮤지컬 『마이 드림』의 공동 제작 및 유통, 제작 협력을 위한 3자 협약(MOU)을 공식 체결했다.
세 기관은 이번 협약을 통해 양국이 협력하는 장기적 뮤지컬 공동 개발 및 제작 체계를 구축하고, 향후 베트남과 한국에서 뮤지컬의 유통과 제작 협력 프로그램을 지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다.

베트남 전국 뮤지컬 공모전 대상작이 뮤지컬로 탄생
베트남 현지 언론에서도 뮤지컬 『마이 드림』은 한-베 뮤지컬 교류의 구조적 전환을 알리는 상징적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뮤지컬 『마이 드림』의 원작은 2023년 12월, 베트남문화체육관광부와 베트남 무대예술가협회가 후원하고, 베트남 청소년극장과 상상마루가 공동 주최한 전국 단위 아동·청소년 창작 뮤지컬 대본 공모전 대상작이다.
총 48명의 작품이 응모한 이 공모전에서 탄탄(Nguyễn Thị Thanh Thanh) 작가의 작품이 대상에 선정되었으며, 이는 베트남에서 가족·청소년 관객을 위한 뮤지컬 창작 대본 개발을 제도적으로 지원한 첫 사례로 기록된다.
작품은 고엽제 피해를 안고 살아가는 소녀 린(Linh)의 내적 여정을 그린다. 고엽제 유전병으로 신체적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린이 기술을 통해 사회적 약자를 돕고자 하는 꿈을 키워가는 이야기를 통해, 뮤지컬은 “모든 꿈은 존중받아야 한다”는 인류적 메시지를 전한다. 극은 개인의 역경 극복을 넘어, 연대와 용기, 그리고 공동체의 회복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품는다.
베트남 중앙일간지 Nhân Dân(인민일보)은 이번 프로젝트를 “베트남–한국 뮤지컬 협력의 새로운 이정표 (Dấu ấn mới trong hợp tác nhạc kịch Việt–Hàn)”로 평가하며, 공연이 “밝고 희망적인 음악 색채로 관객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고 보도했다. VietnamNet 또한 “새로운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감성적이고 진정성 있는 무대”로 소개했다.
한-베 뮤지컬 협력의 진화: ‘트롤의 아이’에서 ‘마이 드림’으로
문화공작소 상상마루는 2022년 한-베 수교 30주년 기념 공동 제작 뮤지컬 『트롤의 아이(The Troll’s Child)』를 통해 베트남 청소년극장과 첫 협업을 진행했으며, 이듬해 뮤지컬 『캣 조르바(Cat Zorba)』의 베트남어 라이선스 버전을 공동 제작·공연함으로써 베트남 현지 공연시장과의 신뢰 기반을 다졌다.
이번 『My Dream』은 그 연속 선상에서 탄생한 세 번째 한-베 공동 창작, 개발, 제작, 유통 프로젝트로, 이전의 협력 경험을 발판 삼아 양국이 공동 창작 → 공동 제작 → 공동 유통으로 이어지는 구조적 협력 단계로 진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공동협력 기관인 구리문화재단 역시 이번 협약을 통해 한국 지역문화재단으로서는 최초로 베트남 문화체육 관광부 산하의 국립극장과 공식 파트너십을 맺었으며, 양국의 청소년·가족 공연 교류 모델을 확장하는 중장기 비전을 제시했다.

예술적 의의와 베트남 현장 반응
이번 뮤지컬 『마이 드림』 리딩 쇼케이스는 배우들이 대본을 읽고 주요 넘버를 노래로 선보이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으며, 관객은 작품의 서사적 구조와 감정선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공연 후 현장에서는 “감동적이었다”, “희망과 연대의 메시지가 전해졌다”, “처음 보는 형식의 쇼케이스가 매우 신선하고 새로웠다”라는 관객 반응이 이어졌다.
뮤지컬 마이드림의 원작 희곡 작가 탄탄(Nguyễn Thị Thanh Thanh)은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어떤 환경에서도 꿈을 꿀 수 있고, 그 꿈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으며, 문화공작소 상상마루 엄동열 대표는 “뮤지컬 『마이 드림』은 단순한 합작을 넘어, 예술과 상호 이해의 언어로 이어지는 지속 가능한 한-베 협력의 모델이다. ‘트롤의 아이’, ‘캣 조르바’에 이어, 이번 작품은 한국 베트남의 뮤지컬 교류 협력이 예술적 신뢰로 발전하는 상징적 단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계획
세 기관은 리딩 쇼케이스 이후 관객 의견과 전문가 피드백을 반영하여 대본·음악 수정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며, 2026년 베트남 초연과 2027년 한국 공연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뮤지컬 『마이 드림』 프로젝트는 한-베 수교 이후 30년을 넘어, 양국 예술계가 공동 창작·제작·유통·교육까지 아우르는 문화협력의 새로운 장을 여는 출발점으로 평가받는다. 현지 언론과 관객의 호응 속에 막을 올린 뮤지컬 <마이 드림>의 하노이 리딩 쇼케이스는, 예술이 국경을 넘어 마음을 잇는 언어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CREATIVE
주최주관: 베트남청소년극장, 문화공작소상상마루
프로듀서: 엄동열
원작: ƯỚC MƠ CỦA EM — Nguyễn Thị Thanh Thanh
대본: 김가람
작곡: 임세영
연출: 이종석
기획: 이설영, 최서령
출연: Dong Thanh Nhan 외 13명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주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