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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생명의 언어로 다시 쓰는 사진예술' 제10회 대구사진비엔날레, 9월 18일 개막

제10회 대구사진비엔날레, ‘생명의 울림’으로 9월 개막
30개국 200여 명 참여… 사진·영상·설치 700여 점 전시

문화저널코리아 오형석 기자 | 대구가 다시 한 번 사진예술의 수도로 변신한다. 오는 9월 18일부터 11월 16일까지 두 달 동안 열리는 제10회 대구사진비엔날레는 ‘The Pulse of Life, 생명의 울림’을 주제로 대구문화예술회관 전관과 대구 시내 주요 공간에서 펼쳐진다. 세계 30여 개국 200여 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사진, 영상, 설치 등 700여 점에 달하는 작품을 선보이며, 올해로 개관 35주년을 맞은 대구문화예술회관 전관을 가득 채운다.

 

올해 예술총감독을 맡은 이는 프랑스의 저명한 사진전문가 엠마뉘엘 드 레코테(Emmanuelle de l’Ecotais)다. 퐁피두 센터와 파리사진미술관에서 큐레이터를 지냈고, 매년 11월 파리에서 열리는 대규모 사진 축제 ‘포토 데이즈(PhotoDays)’의 설립자이자 예술감독으로 활동하는 그는, 이번 대구사진비엔날레를 통해 “인류세(Anthropocene)에서 공생세(Symbiocene)로의 전환”이라는 화두를 제시한다.

 

공생세란 호주 철학자 글렌 올브렉트(Glenn Albrecht)가 제안한 개념으로, 인간 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 모든 생명체가 상호 이롭게 연결되고 회복과 치유를 지향하는 시대를 뜻한다. 드 레코테 감독은 “사진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보이지 않는 관계와 연결망을 드러낼 수 있는 예술”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자신과 세계, 그리고 자연 사이의 관계를 다시 질문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주제전 〈The Pulse of Life 생명의 울림〉은 8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대지에서 하늘로’, ‘지구 중심으로의 여정’, ‘동물의 편에서’ 등 각 섹션은 인간과 자연,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세계를 교차시킨다. 벌과 꽃, 개미와 아카시아, 나무와 균류가 만들어내는 복잡한 생명의 네트워크를 사진예술로 풀어내며, 생명은 더 이상 인간만의 것이 아닌 거대한 유기적 맥락 속에서 이해된다.

 

주제전을 보완하는 특별전 역시 대구사진비엔날레의 깊이를 더한다.

일본의 대표적 사진가 가와우치 린코는 개인전 〈M/E〉를 통해 일상의 사소한 순간을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한다. 그녀의 사진은 평범한 사물이 지닌 빛과 그림자를 통해 관람객에게 새로운 감각과 사유의 시간을 선물한다. 자연광과 세심한 구도를 통해 “일상은 곧 예술”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또 다른 특별전 〈세상의 기원 L’Origine du monde〉(알랭 사약 기획)은 귀스타브 쿠르베의 동명 회화를 모티프로, 여성성과 생명의 근원을 사진의 언어로 다시 구성한다. 여성의 신체가 오랫동안 시각적 재현에서 배제되고 억압되어온 역사에 맞서, 오늘날 여성의 몸을 숨김이 아닌 자유의 대상으로 재조명한다. 단순한 신체 표현을 넘어, “누가 재현의 권력을 쥐고 있었는가”라는 질문을 예술적 맥락 속에서 다시 던진다. (19세 이상 관람가)

 

포토북 전시는 사진예술의 확장성을 보여주는 장이다. 기획자 알란 에글린튼(Alan Eglinton)은 포토북을 종이의 물질성과 시간성, 이동의 자유로움을 지닌 **‘살아 있는 오브제’**로 규정한다. 전 세계 94명의 작가가 참여해 97권의 사진책과 48점의 원본 사진을 전시하며, 포토북이라는 형식이 지닌 생명력을 다층적으로 경험하게 한다. 특히 개막 직후인 9월 19일에는 대구문화예술회관 중정에서 북토크와 작가 사인회가 열려 관객과 작가들이 직접 소통할 기회를 제공한다.

 

대구사진비엔날레는 지난 2006년 첫 회를 시작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진축제 중 하나로 자리매김해왔다. 사진예술을 통해 도시가 세계와 소통하는 창구가 되었고, 동시대 사진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장으로 성장했다.

 

올해로 10회를 맞은 이번 행사는 특히 개관 35주년을 맞은 대구문화예술회관 전관에서 진행되어 그 의미를 더한다. 대구문화예술회관 김희철 관장은 “생명을 주제로 한 이번 비엔날레는 세계 각국의 작가들이 던지는 문제의식을 통해 인간과 자연, 그리고 공동체 속에서의 우리의 위치를 다시 돌아보게 할 것”이라며 “도시와 시민, 예술가가 함께 만드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제10회 대구사진비엔날레는 단순히 사진을 감상하는 자리를 넘어, 생명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성찰을 제안한다. 인간 중심의 사고를 넘어 모든 존재가 연결된 세계 속에서의 공존을 고민하는 것이다. 사진예술은 여기서 단순한 기록 매체를 넘어, 보이지 않는 관계망과 삶의 울림을 드러내는 예술 언어로 기능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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