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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국내 최대 최고! 제28회 서울세계무용축제 9월 10일 개막

'광란의 유턴' 주제로 현 시대를 성찰한다
100개의 타이어 웅장함을 만난다! 개막작 '밤(Noite)'
성에 대한 두 번째 이야기! 전복된 해부학적 풍경(SAL) - <Bad Spicy Sauce>
춤으로 그려낸 전쟁과 반전의 서사시 폐막작 파르살리아(Pharsalia)>

문화저널코리아 오형석 기자 | 유네스코 국제무용협회(CID-UNESCO) 한국본부가 주최하는 제28회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2025, 시댄스2025, 예술감독 이종호)가 9월 10일(수)부터 28일(일)까지 서울시내 주요 공연장에서 개최된다. 올해는 한국 포함 13개국이 참가, 18건, 25회의 공연을 통해 38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광란의 유턴’ 특집 ▲국제합작 ▲해외초청 ▲국내초청 ▲기획제작 등 다채로운 라인업을 펼쳐보일 예정이다. 공연은 서울남산국악당, 은평문화예술회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청년예술청, KOCCA 콘텐츠문화광장 스테이지66,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 서강대학교 메리홀 소극장 등 다양한 곳에서 열린다.

 

접근성을 더욱 넓히기 위한 다양한 워크숍과 예술가와의 대화 등 부대행사도 마련되어 있다. 특히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지친 시민들이 마음의 편안함을 찾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준비된다. 이를 통해 현대무용이 단순한 관람을 넘어 마음의 안정과 내면의 평화를 되찾는 치유의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올해는 현 시대의 정치적·사회적 후퇴 현상을 무용 언어로 해석하고 시민들과 함께 성찰하기 위해 기획된 <광란의 유턴> 특집이 준비됐다.

 

하랄 베하리(Harald Beharie)의 <바티 보이(Batty Bwoy)>, 아르민 호크미(Armin Hokmi)의 <쉬라즈(Shiraz)>, 오를리 포르탈 무용단(Orly Portal Dance Company)의 <폐허(Al-Atlal)>, 국제합작 프로그램인 SOIT/한스 판 덴 브룩 X 김영미댄스프로젝트(SOIT/Hans Van den Broeck X KYM Dance Project)의 <휴스턴, 문제가 발생했다(HOUSTON, WE HAVE A PROBLEM)>, 안토니오 루스 컴퍼니(COMPAÑIA ANTONIO RUZ)의 <파르살리아(Pharsalia)> 등 총 5개 팀이 참가한다.

 

국제합작 프로그램은 세 작품이 무대를 장식한다. 벨기에와 한국이 함께하는 SOIT/한스 판 덴 브룩 X 김영미댄스프로젝트(SOIT/Hans Van den Broeck X KYM Dance Project)의 <휴스턴, 문제가 발생했다(HOUSTON, WE HAVE A PROBLEM)>와 헝가리와 한국이 더블빌로 무대에 오르는 죄르 발레단(Győri Balett)의 <BE-MUT – Romance>, 사단법인 무트댄스의 <BE-MUT – Mirror>, 호주와 한국이 함께하는 알리스데어 매킨도우, 미셸 헤븐, 정하늘, 김초슬(Alisdair Macindoe, Michelle Heaven, JUNG Ha-neul, KIM Cho-sul)의 <두물머리(두 강이 만나는 곳)(Dumulmeori(where two rivers meet)>가 준비돼 있다.

 

해외초청 프로그램으로는 포르투갈 CRL - 센트라우 엘레트리카(CRL – CENTRAL ELÉTRICA)의 <밤(Noite)>, 브라질 그루포 타피아스(Grupo Tápias)의 <유령들(FANTASMAS)>, 브라질 비토르 하마모토(Vitor Hamamoto)의 <실종된 이름들(Missing names)>, 일본 SAI Festival에 올랐던 작품 5편을 소개하는 <SAI SEOUL>, 폴란드 라모나 나가브친스카(Ramona Nagabczynska)의 <몸의 조각들(Body Parts)>등 5편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초청은 롤라 장의 창작 플라멩코 <기억의 지속 – 두엔데>, 리케이 댄스의 <히야> 그리고 혜진장댄스의 <흐르는>이 준비돼 있다.

 

기획제작도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서울남산국악당과 SIDance의 공동사업인 ‘전통춤은 ㅁ다’를 주제로 튀르키예 BİZ 플랫폼(BİZ Platform)의 <우리(WE)>, 대한민국명작무협회의 <2025명작무뎐_죽림구현도(竹林九賢圖)>, 동래학춤보존회의 <예(禮)의 깃: 동래학춤, 시대를 잇다>, 강요찬의 <학(Hak)>이 진행된다.

 

이와 함께 작년 <2122.21222>를 이은 ‘색정만리(色情萬里) 연작’ 전복된 해부학적 풍경의 <Bad Spicy Sauce>, 무대를 잠시 떠나있던 그들을 위한 무대 ‘경단남녀 분투기’를 주제로 하는 SOS 함께 나누기의 <서로에게>와 하선애의 <착한 마녀? 나쁜 마녀?> 도 마련했다.

 

2025년 올해 축제는 ‘광란의 유턴’이라는 도발적인 특집을 마련, 지금 이 시대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지금 한국 사회는 정치적 갈등이 극단화하면서 진보와 보수, 좌와 우가 극렬하게 대립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극우 세력의 득세와 전쟁의 재발 등 민주주의의 위기를 우려하게 할만큼 불안정성이 심화되고 있다. 시대는 진보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권위주의적 질서로, 억압과 분열로 다시 돌아가는 듯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광란의 유턴’은 이런 현실을 반영한다. 이번 축제는 이러한 시대적 감각을 공유하며, 예술의 언어로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과연 우리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지금의 유턴은 누구를 위한 것이며, 누구를 소외시키는가? 그리고 우리는 이 흐름을 어떻게 마주해야 할 것인가?

 

특히 이번에는 전쟁중인 이스라엘과 이란 당사국들의 무용가를 한 명씩 불렀다. 이를 통해 올해 시댄스 ‘광란의 유턴’ 특집의 상징적 이미지를 더하고자 한다.

 

포르투갈 CRL - 센트라우 엘레트리카(CRL – CENTRAL ELÉTRICA)의 <밤(Noite)>이 오는 9월 12일(토), 13일(일) 은평문화예술회관 공연장(Main Hall, Eunpyeong Culture & Arts Center)에서 이틀간 펼쳐진다. CRL은 1999년부터 앙드레 브라가와 클라우디아 피게이레두의 지휘 하에 포르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단체로, 연극과 무용을 넘나들며 시, 시각예술, 음악, 비디오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는 독특한 예술세계를 구축해왔다.

 

예술감독이자 안무가인 앙드레 브라가는 무용 석사학위를 받은 후 연출가, 안무가, 무대 디자이너, 교육자로 다양한 영역에서 활약 중이다. 그의 작업은 조제프 나주, 안나 할프린, 오하드 나하린 등 세계적 예술가들의 영향을 받았으며, 현재까지 20개국 이상에서 공연과 협업을 펼치며 국제적으로 탄탄한 위치를 다지고 있다.

 

<밤(Noite)>은 '밤'과 '어둠'이라는 공간에서 펼쳐지는 특별한 춤과 음악 공연이다. 무용수들과 DJ들이 함께 무대 위에서 강렬하고 진솔한 몸짓과 음악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이 작품은 시인 알베르토가 밤 속에서 느낀 감정과 생각에서 영감을 받았지만, 단순히 한 사람의 이야기에 머무르지 않고 도시 외곽과 버려진 공간, 어둠 속 미지의 장소들을 탐험하며 우리 각자의 내면을 비춘다. 2015년 포르투갈 포르투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빛과 어둠, 안정과 불안 사이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무대 위 음악과 춤을 통해 관객들에게 깊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전복된 해부학적 풍경(SAL)의 <Bad Spicy Sauce>는 오는 9월 21일(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Main Hall, Daehakro Arts Theater)에서 16시와 19시 30분 2회에 걸쳐 펼쳐진다. SAL은 예술감독 배진호를 중심으로 2021년 창단된 복합예술 단체로, 무용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예술 장르와 협업하며 동시대의 과제를 공간예술로 풀어낸다. 인간 신체와 정신의 유기적 연결을 시각화하는 데 집중하며,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험적인 작업으로 평단과 관객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예술감독인 안무가 배진호는 20대에 "이단아" "저돌적이면서 감각적인 안무가"로 불리며 두각을 나타냈고, 2026년에는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최연소 선정자로 새로운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작품은 SAL 단원 이지수와 배진호가 공동 안무를 맡았으며, ‘색정만리’ 시리즈의 첫 작품이었던 작년의 <2122.21222> 초연에 이어 올해 그 흐름을 확장한다.

 

<Bad Spicy Sauce>는 '성(sexuality)'을 주제로 3년간 이어지는 색정만리(色情萬里) 연작의 두 번째 작품이다. 이 작품은 인간의 육체적 관계가 남기는 유전적, 감정적, 생리적 흔적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된다. 우리가 누군가와 접촉하는 순간 신체가 단순한 감각을 넘어서 호르몬, 땀, 체취, 숨결, 체온 등을 주고받으며 복합적인 화학 반응을 일으킨다는 점에 주목한다. 작품 속 무용수의 몸은 하나의 생리 시스템처럼 작동하며, 감정과 자극, 반응을 분비하고 공간으로 흘려보낸 뒤 다시 흡수한다. 신체적 결합과 분리의 반복 속에서 몸이 어떻게 서로를 복제하고 변형하며, 유사하지만 동일하지 않은 존재로 변화하는지를 탐구한다. 흐릿한 경계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일부가 되고, 감정과 물질을 나누며, 서로를 변화시키는 존재가 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안토니오 루스 컴퍼니(COMPAÑIA ANTONIO RUZ)의 <파르살리아(Pharsalia)>가 9월 28일(일)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Grand Theater, MARYHALL, Sogang University)에서 폐막작으로 무대에 오른다.

 

스페인 코르도바 출신의 안무가 안토니오 루스가 이끄는 안토니오 루스 무용단은 2009년 마드리드의 카날 댄스 센터의 프로젝트 <No Drama>를 계기로 창단되었다. 안토니오 루스는 빅토르 우야테 무용학교를 거쳐 유럽 주요 발레단에서 활동한 후, 자샤 발츠와의 협업을 통해 극성과 시각예술적 접근을 강화, 2018년에는 스페인 국가무용상을 수상하며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현재 유럽과 남미, 아프리카 등 다양한 지역에서 작품을 선보이며 국제적인 명성을 쌓고 있다.

 

<파르살리아(Pharsalia)>는 고대 로마 내전을 다룬 루카누스의 서사시에서 영감을 받아 창작된 안무로, 전쟁과 저항, 존엄과 생존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담고 있다. 작품 속 11인의 무용수들은 치밀한 움직임과 연극적 표현을 통해 위기와 갈등, 그리고 그 속에서도 피어나는 평화를 향한 열망을 무대 위에 구현한다. 이 작품은 스페인 공연예술계 최고 권위의 시상식 중 하나인 '탈리아상(Talía Awards)'에서 최우수 안무상을 수상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안토니오 루스는 현대와 스페인 민속 이미지, 그리고 다학제적 시각을 결합한 독창적인 안무로 주목받아 왔으며, 이번 작품에서도 그의 고유한 시선을 녹여내어 관객에게 오래 남을 울림을 전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광란의 유턴 특집 프로그램에 주목할 작품이 많다.

자메이카·노르웨이 하랄 베하리(Harald Beharie)의 <바티 보이(Batty Bwoy)>는 2023 노르웨이 최고의 공연예술상인 ‘헤다상(Hedda Prize)’ 최우수 무용작품상 수상작으로, 자메이카 퀴어 남성을 폄하하는 속어를 작품명으로 재전유하여 금기시된 욕망과 낙인의 흔적을 춤으로 드러낸다.

 

이란 아르민 호크미(Armin Hokmi)의 <쉬라즈(Shiraz)>는 1960-70년대 이란 쉬라즈 예술제의 기억을 춤으로 되살리며 일곱 명의 무용수와 시적인 움직임으로 별자리 같은 무대를 그려낸다.

 

이스라엘 오를리 포르탈 무용단(Orly Portal Dance Company)의 <폐허(Al-Atlal)>는 이집트 시인 이브라힘 나지의 동명의 시를 원작으로, ‘동방의 별’ 이집트 가수 움 칼숨이 부른 노래를 기반으로 하는 작품이다.

 

특히 광란의 유턴 특집 프로그램이기도 하지만 벨기에와 한국 국제합작 프로그램인 SOIT/한스 판 덴 브룩 X 김영미댄스프로젝트(SOIT/Hans Van den Broeck X KYM Dance Project)의 <휴스턴, 문제가 발생했다(HOUSTON, WE HAVE A PROBLEM)>도 주목할 만하다. 이 작품은 우리를 가로막는 ‘벽’을 상징으로 내면의 불안과 허구적 이야기들 속에서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국제합작은 SOIT/한스 판 덴 브룩 X 김영미댄스프로젝트(SOIT/Hans Van den Broeck X KYM Dance Project)를 포함하여 3편의 작품을 소개할 예정이다.

 

헝가리 죄르 발레단(Győri Balett)의 <BE-MUT – Romance>와 한국의 사단법인 무트댄스의 <BE-MUT – Mirror>가 더블빌로 펼쳐진다. 헝가리 대표 무용단 죄르 발레단과 한국의 무트댄스가 공동 창작한 국제 합작 프로젝트로, 헝가리 민속음악의 거장 졸탄 코다이의 음악을 배경으로 한 <BE-MUT – Romance>와 거울 속 인간의 모습을 통해 현대인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BE-MUT – Mirror>를 통해 전통성과 현대성, 동양과 서양을 하나의 무대로 끌어안는 작품이다.

 

호주와 한국 안무가 4명의 솔로 작품을 차례로 만나볼 수 있는 무대 알리스데어 매킨도우, 미셸 헤븐, 정하늘, 김초슬(Alisdair Macindoe, Michelle Heaven, JUNG Ha-neul, KIM Cho-sul)의 <두물머리(두 강이 만나는 곳)(Dumulmeori(where two rivers meet)>도 만나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해외초청 작품들을 준비했다. 브라질 트리오 작품 그루포 타피아스(Grupo Tápias)의 <유령들(FANTASMAS)>은 브라질 작가 페르난도 카루소의 희곡 『두 유령(Os Dois Fantasmas)』을 바탕으로 구성된 작품으로 2024 타네츠 프라하(TANEC PRAHA) 페스티벌과의 공동제작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브라질 비토르 하마모토(Vitor Hamamoto)의 <실종된 이름들(Missing names)>은 2024년 슈투트가르트 국제 솔로 댄스 페스티벌 1위 수상작으로, 철학자 한병철의 에세이 「Bitte Augen schließen(부디 눈을 감으세요)」에서 영감을 받아 이름 없이 사라진 익명의 삶들과 잊힌 목소리들을 향해 서두르지 않는 깊은 움직임으로 써 내려가는 서사적 솔로 작품이다.

 

시댄스의 친구 축제, 일본의 SAI 무용축제 예술감독 최병주가 솔로 작품 다섯 편을 소개하는 일본 <SAI SEOUL>도 만나볼 수 있다.

폴란드 라모나 나가브친스카(Ramona Nagabczynska)의 <몸의 조각들(Body Parts)>은 얼굴이라는 가장 문화적인 신체 부위를 통해 정체성과 감정, 억압과 해방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여성의 신체성과 사회적 시선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국내 초청에서는 3편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롤라 장의 <기억의 지속 – 두엔데>는 한국 최초 스페인 국왕 훈장 수훈자인 안무가 롤라 장이 살바도르 달리의 '녹아내리는 시계'에서 영감을 받아 왜곡된 시간과 자아, 인간의 감정을 플라멩코의 두엔데로 풀어내는 작품이다.

 

사회적 충격과 상실이 신체에 남긴 흔적을 따라, 곡선과 진자의 리듬으로 잊힌 시간을 되감는 애도이자 회복의 안무 혜진장댄스의 <흐르는.>도 공연된다. 특히 이번 작품에는 세계적인 무용학자 앙드레 레페키가 드라마투르그로 참여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리케이댄스의 <히야>는 '소생시키다'라는 뜻의 히브리어 제목으로 존재와 생명성에 대한 깊은 사유를 담은 작품이다. 이경은 안무가는 극장의 기계설비나 무대 위 오브제들을 ‘생동하는 존재’로 재해석하며, 리듬과 템포, 형상으로 생명성을 구현하는 과감한 시도를 펼칠 예정이다.

 

기획제작 또한 볼거리가 풍성하게 준비되었다.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는 올해부터 ‘전통의 현재화’를 본격적으로 모색한다. 그간 현대무용축제인 시댄스가 전통춤 무대를 제공해왔던 배경에는 ‘전통이 현대의 뿌리이며, 현대는 미래의 뿌리가 된다’는 인식이 자리했지만, 이제는 단순한 전통 소개를 넘어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전통은 ㅁ다’를 기획한다. 튀르키예 BİZ 플랫폼(BİZ Platform)의 <우리(WE)>는 2014년부터 세계 여러 무대에서 공연됐던 작품으로, 새롭게 해석된 라이브 전통음악과 이슬람의 전통의식을 바탕으로 하는 세 무용수의 움직임을 만날 수 있다.

 

대한민국명작무협회의 <2025명작무뎐_죽림구현도(竹林九賢圖)>는 9인의 무용가(김수현, 김충한, 김평호, 안나경, 이주희, 이희자, 임성옥, 전은경, 정혜진)가 전통춤을 오늘의 감각으로 되살리는,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무대이다.

 

동래학춤보존회의 <예의 깃: 동래학춤, 시대를 잇다>는 1972년 부산광역시 무형유산 제3호로 지정된 동래학춤의 학의 기품과 청초하고 우아한 춤사위를 현대 무대 위에 재해석하여 '예(禮)'라는 전통의 근본 가치를 중심으로 과거·현재·미래를 잇는 서사로 풀어낸 공연이다.

 

강요찬의 <Hak>은 학의 상징성을 현대인의 고립감과 대치시키며 전통 장단과 춤사위를 현시대 사운드와 조합해 개인과 공동체의 문제를 탐구하는 전통춤 재해석 작품이다.

 

시댄스가 올해 새롭게 기획한 ‘경단남녀 분투기’는 한때 무대를 누비다 삶의 여러 이유로 춤을 멈춰야 했던 무용수들에게 다시 무대에 설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다. ‘경력단절’은 더 이상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며, 무대를 떠났던 시간은 단절이 아닌 또 다른 삶의 일부였다. SIDance는 “누가 청년인가”라는 질문 아래, 새롭게 시작하는 모든 이들을 청년으로 바라보며, 이들의 복귀를 단순한 회고가 아닌 동시대적 창작의 흐름 안에 두고자 한다. 뜨겁게 움직이고 다시 몸을 일으켜 세우는 이 무대는, 고군분투의 ‘분(奮)’을 품은 진정한 귀환의 기록이며, 앞으로 시니어 무용수들의 예술적 재진입과도 연결될 수 있는 중요한 시작점이다. 여기에는 SOS 함께 나누기의 <서로에게>와 하선애의 <“착한 마녀? 나쁜 마녀?”>가 펼쳐질 예정이다.

 

한편 7월 22일(화) 오후 2시부터 1차 입장권 예매가 진행 중이다. 예매는 인터파크(tickets.interpark.com), 아르코·대학로 예술극장(theater.arko.or.kr), 서울남산국악당(hanokmaeul.or.kr)에서 가능하다. 2차 예매는 8월 1일(금)에 시작될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서울세계무용축제 홈페이지(sidance.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시댄스)는 1998년 제13차 유네스코 국제무용협회(CID-UNESCO) 세계총회 서울 유치를 계기로 탄생했다. 지난 27년간 아시아와 유럽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을 포함한 외국 452개, 국내 611개 단체 및 무용예술가들의 다양한 공연을 선보였다. 외국의 최정상급 단체와 라이징 스타를 한국 관객에게 소개하고 한국의 무용가를 해외에 진출시키는 가교 역할을 하며 국내 최대 규모, 최고 수준의 국제무용 페스티벌로 그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시댄스의 네트워크를 통해 한국무용을 해외에 진출시킨 횟수는 그간 약 90회에 이른다.

 

시댄스는 매년 가을 서울 시내 주요 공연장 등 곳곳에서 전 세계 최정상급 무용단 및 국내 무용단의 초청공연, 국가 간 합작 프로젝트 및 다양한 부대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관객 호응도 및 축제 컬렉션, 운영 노하우 면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대형 국제 문화예술행사로 평가 받고 있다.

 

또한, 올해는 새로운 시도들을 통해 무용을 전공자만이 아닌 많은 시민들이 접할 수 있도록 워크숍, 야외공연, 키즈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도 준비 중이다.

 

시댄스 이종호 예술감독은 올해 특집 주제를 ‘광란의 유턴’으로 정한 데 대해 “일견 추상적으로 보이는 무용예술도 얼마든지 사회정치적 이슈를 다룰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면서 “특히 외국 안무가들에 비해 사회정치 현실에 소극적인 우리 안무가들에게도 일정한 자극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또 예술축제의 사회적 역할과 관련, “한국 정부의 문화예술 지원은 가히 선진국 수준인데, 유난히 ‘민간이 운영하는 순수예술축제’에 대해서는 중장기적인 육성책도, 과감한 지원도 찾아보기 어렵다. 축제도 도서관이나 오페라하우스처럼 한 국가의 문화 인프라라는 점을 주시,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국가대표급 고품격 대형 순수예술축제’의 육성을 위해 민관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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