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저널코리아 서형래 기자 | 뮤지컬 배우 카이가 ‘리빙 레전드 팬텀’ 타이틀에 걸맞는 압도적 내공을 드러내며 관객의 심장을 울리는 전율과 감동으로 돌아왔다.
카이는 지난 3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막한 인기 뮤지컬 ‘팬텀’의 다섯 번째 시즌이자 10주년 기념 ‘그랜드 피날레 시즌’에서 주인공 팬텀 역으로 무대에 올라 등장하는 내내 빈틈 없는 연기력과 감미로운 가창력으로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작품의 웅장한 매력을 전면에서 이끌었다.
지난 2015년 한국 초연부터 ‘팬텀’ 역을 맡아 재연을 제외한 모든 시즌에 참여하며 팬텀 역할 중 최다 출연을 기록 중인 카이는 그동안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동시에 찬사를 받은 만큼 레전드 팬텀다운 실력과 매력을 첫 공연에서부터 펼쳐내며 기립박수를 이끌어냈다.
흉측한 얼굴을 가면으로 가린 채 오페라극장 지하에서 숨어사는 슬픈 운명의 사나이 팬텀 역으로 약 7개월 만에 뮤지컬 무대에 다시 선 카이는 한층 더 깊어진 연기와 풍부한 감정 표현력으로 사건의 감동을 변주하며 ‘팬텀 장인’다운 명성을 입증했다. 롱 트렌치 코트에 흰색 가면을 쓴 모습으로 첫 등장한 카이는 실루엣만으로도 팬텀이라는 인물의 서사와 캐릭터의 분위기를 단번에 드러내며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특히 사랑하는 여자 크리스틴 다에(송은혜 분)의 오디션을 멀리서 지켜보는 장면에서는 서 있는 모습만으로도 작품의 흐름을 조율하는 압도적 존재감을 보여줬으며, 드라마틱한 엔딩 장면들에서는 대극장 2층 구석까지 울릴 정도로 소름을 유발하는 폭발적인 가창력과 부드러운 음색으로 어나더 클래스의 팬텀을 선보였다.
무엇보다 최다 출연한 ‘팬텀 장인’답게 배우들과의 앙상블도 매끄럽게 표현해내며 작품의 무게 중심을 더했다. 오페라극장을 새롭게 이끌 목소리가 되고 싶은 크리스틴 다에를 위해 헌신적인 가르침을 주는 재야의 스승에서 뜨거운 사랑을 보여준 순수한 남자 팬텀을 섬세한 표현력에 세밀하게 담아내며 연기 저력을 보여줬다.
첫 공연을 마친 카이는 10주년을 기념하며 작품에 참여한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뮤지컬 ‘팬텀’ 10주년을 기념하는 첫 번째 공연을 마치고 나니 지난 10년의 시간이 떠오른다”라며 “‘팬텀’은 제 뮤지컬 인생작이자 제게 사건과도 같은 작품이기에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마지막 무대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 5번째 시즌을 맞이한 ‘팬텀’은 가스통 르루(Gaston Leroux)의 ‘오페라의 유령(1910)’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뮤지컬과 오페라, 발레가 결합된 독창적인 구성으로 흥행성과 화제성을 동시에 입증하며 베스트 셀러 작품으로 각광받았다.
이번 시즌은 10년의 여정을 기념하는 특별한 공연답게 파리 오페라하우스를 구현한 3층 구조의 화려한 대형 무대 세트, 입체적인 캐릭터, 빠른 전개와 장면 전환 등 EMK뮤지컬컴퍼니의 기술이 집약된 레전드 회차로 폭발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대 성악과를 전공한 카이는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벤허’, ‘프랑켄슈타인’, ‘엑스칼리버’, ‘레베카’, ‘베르테르’, ‘지킬 앤 하이드’ 등 다수의 유명 작품에서 개성 강한 매력을 드러내며 대체불가한 명품 배우로 사랑받아 왔다.
뮤지컬뿐만 아니라 클래식 콘서트, 앨범, 연극, 방송, 라디오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오는 6월 20일부터 3일간 진행되는 유럽 최대 규모의 음악 페스티벌인 ‘도나우인젤페스트(Donauinselfest)’ 라인업에 이름을 올려 K크로스오버 장르 한국 대표 주자로 나선다.
한편, 카이가 출연하는 뮤지컬 ‘팬텀’의 10주년 기념 공연은 오는 8월 11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상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