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저널코리아 오형석 기자 | 음악은 시간을 담고 시간은 연주자의 삶을 쌓아올리며 그 긴 호흡 속에서 다듬어진 한 줄기 선율은 단순한 소리를 넘어 축적된 감정과 경험의 언어로 흐른다.
첼리스트 김인하는 그러한 음악의 진심을 믿고 오랜 시간 자신만의 방식으로 소리를 쌓아왔다. 그런 그녀가 이어오고 있는 독주회 시리즈 'Cello Essay의 아홉 번째 이야기를 풀어낼 이번 연주회는 삶과 음악의 궤적을 천천히 되짚으며 연주자만의 고백을 조용히 풀어내는 무대가 될 것이다.
김인하 첼리스트는 오는 6월 15일 오후 2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 홀에서 열리는 Cello Essay-IX는 E. v. Dohnanyi, G. Crumb, S. Barber의 작품을 중심으로 전통과 실험, 감성과 구조를 넘나드는 음악적 여정을 펼쳐낼 예정이다.
첫 무대는 E. v. Dohnanyi 《Ruralia Hungarica for Cello and Piano, Op. 32d》로 시 작된다. 헝가리 민속 선율에 기반한 이 곡은 정서적 선명함과 서사적인 흐름이 어우러진 작품으로 김인하의 따뜻한 음색과 고요한 집중력 속에서 한층 깊이 있는 감동을 자아낼 것으로 기대된다. 한층 깊어진 몰입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도흐나니의 〈Sonata for Cello and Piano, Op. 8>은 젊은 시절의 강렬한 에너지가 감각적으로 펼쳐지는 곡이다.
형식미를 따르면서도 자유로운 감정의 흐름이 살아 있으며 첼로와 피아노는 각자의 개 성을 유지한 채, 마치 대화를 나누듯 유기적으로 움직인다. 첼리스트 김인하는 이 곡 안에 깃든 생동감과 낭만적 밀도를 고르게 살려내며 작품이 지닌 내적 긴장과 구조적 입체감을 섬세하게 그려나갈 예정이다.

후반부에는 한층 더 강한 개성과 밀도를 지닌 작품들이 이어진다. G. Crumb 〈Sonata for Solo Cello (1955)》는 현대음악 특유의 실험성과 내면적 탐색이 돋보이는 곡으로 한 대의 첼로만으로 펼쳐지는 음향 세계는 연주자의 감각과 상상력을 극대화하며 새로운 청각적 풍경을 만들어낸다.
무대의 마지막을 장식할 S. Barber 〈Sonata for Violoncello and Piano, Op. 6>에서는 강렬한 동기와 섬세한 서정이 교차하며 감정의 긴장과 해소 가 유기적인 호흡 속에 펼쳐진다. 명확한 구조 안에서도 유려하게 흐르는 선율은 미국 음악 특유의 직설적 정서와 함께 진한 잔향을 남기며 김인하는 작품의 고조되는 감정선 을 치밀하게 쌓아 올려 리사이틀의 마침표를 깊고 인상적으로 새긴다.

예원학교, 서울예고,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첼리스트 김인하는 독일 뒤셀도르프 국럽음대, 영국 북부왕럽음악원, 미국 인디애나 음대를 졸업하며 폭넓은 시야와 내면의 깊이를 함께 갖춘 연주자로 성장했다.
뿐만 아니라 그녀는 Vienna Musikverein , Vienna Konzerthaus, Rheingau Musik Festival, 러시아 Minin Festival, 홍콩 Le French May Festival 등 국내•외 주요 무대에서의 활약을 통해 국제적인 연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졌으며 2013년부터는 중국 선전 님포니 오케스트라 수석으로 활동하며 솔로, 실내악, 오케스트라를 넘나드는 폭넓은 커리어를 이어왔다.

한편 첼리스트 김인하는 연세대, 세종대, 숙명여대 영재교 육원, 서울교대 평생교육원에 출강하며 후학양성에 열의를 다하고 있으며 솔리스앙상블 대표 및 Celli the SNUa. 앙상블 클랑, 가우디움 앙상블 멤버로도 활동하며 관객들과 끊임없는 예술적인 소통을 이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