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저널코리아 오형석 미술전문 기자 | 갤러리끼(대표 이광기)는 오는 4월 4일(금)부터 6월 28일(토)까지 윤명로•정 현•우종택 3인의 기획전 '감각 너머 예술'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세 작가의 예술세계를 통해, 예술이 단순한 감각의 대상이 아닌 인식과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는 길임을 제시하고자 기획되었다.
전시 제목인 '감각 너머 예술'은 감각적 인식을 넘어 예술이 도달할 수 있는 깊이와 경지를 상징한다. 이는 삶 전체를 바쳐 도달한 산등성이 너머, 정상 너머의 세계를 예술적으로 형상화한 개념이기도 하다. 각기 다른 조형언어를 구축해온 세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예술의 확장된 지평을 함께 펼쳐 보인다.

윤명로(b.1936)는 한국 회화사의 한 획을 그은 대표 작가로, 한국적 미의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업을 꾸준히 선보여 왔다.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의 조형언어를 넘나드는 그의 화풍은 깊은 정신성과 세련된 구성미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 이번에 선보이는 연작 〈겸재예찬〉은 자연을 향한 경외와 찬미, 그리고 작가의 연륜이 담긴 대표작이다.

정 현(b.1956)는 침목, 석탄, 콘크리트 파편과 같은 인공 물질을 조형 매체로 삼아, 인간 존재의 근원적 질문을 던지는 조각 작업을 이어왔다. 그의 작업은 물질 너머의 정신을 일깨우며, 조각이 단순한 형상이 아닌 ‘물음의 덩어리’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정현의 조각은 국내외에서 꾸준한 주목을 받아 왔으며, 오늘날 가장 독창적인 조각가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종택(b.1973)는 기운(氣韻)의 미학을 현대적으로 실현하는 작가로, 그의 작업은 'rhythmic vitality(율동적인 생명력)'를 지닌 획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세계와의 공명을 화폭에 담아내며, 회화뿐 아니라 설치 작업을 통해 존재와 관계, 생명에 대한 철학을 시각화하고 있다.
갤러리끼는 전시와 함께 관객과의 깊이 있는 예술적 소통을 위한 연계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프로그램 참여는 갤러리끼 인스타그램(@gallerykki)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4월 19일(토) 오후 3시 정현, 우종택 작가의 예술관과 작업 세계에 대해 관객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눈다. 미술평론가 이진명이 사회를 맡아 두 작가의 작품 세계를 깊이 있게 풀어내며, 관객과의 소통을 이끈다.
참여 작가 정현은 제철 해산물을, 우종택은 산과 들에서 채취한 산나물을 소개하며, 계절과 자연에 대한 예술가의 음식 사랑을 식재료에 담아 선보인다.

흑백요리사 이영숙 셰프는 이 재료들을 활용해 독창적인 레시피로 ‘감각 너머 요리’를 완성하고, 관람객은 전시 감상 후 예술과 미식이 어우러진 경험 속에서 예술가의 감성을 담은 식사를 즐기게 된다.
갤러리끼 이광기 대표는 "이번 전시는 단순한 장르별 구성이나 시각적 즐거움에 머무르지 않고, 예술이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는지를 진지하게 묻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현대미술의 본질을 조명하고, 감각 너머의 예술적 깊이를 관객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전시에는 앳아로마 코리아의 협찬으로, 자연의 향기를 활용한 향 디자인이 전시장에 함께 연출된다. 이는 작품과 공간, 관람자 사이의 감각적 연결을 강화하며, 관객이 시각뿐 아니라 후각을 통해서도 예술을 깊이 있게 체험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 것이다.
한편 전시 및 연계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갤러리끼 공식 이메일(1gallery.kki@gmail.com) 또는 인스타그램(@gallerykki)DM을 통해 문의할 수 있다.
□ 전시평론
<감각 너머 예술>은 예술이 눈으로 보는 감각 세계를 초월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자 갤러리끼에서 오래 준비한 기획전이다. 문법적으로는 감각 넘어 예술이지만, 일생의 힘을 들여 산등선이나 정상 너머의 세계에 도달한 경지를 표상하고자 <감각 너머 예술>이라 명명했다. 우리나라 회화사의 한 페이지를 수놓은 윤명로 작가, 조각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정현 작가, 기운(氣韻)으로 회화의 본뜻을 표상하여 한국 화단의 주목을 받는 우종택 작가가 참여한다.
윤명로 작가는 모더니티의 순수성을 놓지 않으면서도 이 땅에서 발현한 미의식의 뿌리에 천착하고 물을 대어 독보적인 회화의 꽃을 피웠다. 이번에 출품하는 <겸재예찬>은 작가의 절정기에 완성된 연작으로 대가의 연륜이 드러나며 자연을 아끼고 찬미하는 세계관이 작품에 스며있다.
정현 작가는 침목(枕木)이나 석탄 덩어리, 아스팔트, 콘크리트 파편 등 인위적 물질에서 인간의 본질을 구명(究明)한다. 조각은 단순히 존재의 장식이 아니라 의미에의 물음이라는 사실을 천명하며 그 조각이 지닌 생생한 힘은 현재 세계적으로 호평받고 있다.
우종택 작가는 기운(氣韻)의 작가이다. 기운은 영어로 ‘rhythmic vitality’이다. 작가는 세계와 함께 공명한 율려(律呂)의 획을 화폭에 담는다. 우종택 작가가 발현하는 필력의 기운은 우주 생명력의 상징이다. 때때로 작가는 모든 존재는 서로 관계하여 의미를 얻는다는 진리를 설치미술로 표상하기도 한다.
이진명, 미술비평ㆍ철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