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저널코리아 오형석 기자 | 전 세계를 무대로 활발히 작품 활동을 하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아온 김아영의 대규모 개인전이 오는 11월 6일부터 2026년 3월 16일까지 뉴욕현대미술관 PS1(MoMA PS1)에서 개최된다.
MoMA PS1은 동시대 가장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미술을 소개하는 기관이다. MoMA PS1의 수석 큐레이터 루바 카트립(Ruba Katrib)이 기획한 이번 전시는 김아영 작가의 미국에서의 첫 번째 대규모 개인전으로, 작가의 작품 세계를 아우르는 대표작과 가장 최근 공개된 작품을 포함한 주요 작품들을 엄선하여 선보인다.
김아영의 개인전이 열리는 MoMA PS1 본관 3층 전시장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작가들의 주요 전시와 대형 설치 작업들을 통해 아티스트의 독창성을 조명하는 중요한 전시 공간으로 마이크 켈리(Mike Kelly), 안네 임호프(Anne Imhof), 니키 드 생 팔(Niki de Saint Phalle)의 개인전을 개최한 바 있다. 아울러 현대카드가 공식 후원사로 참여하여 김아영의 개인전을 후원한다.
이번 전시는 김아영 작가의 작업을 총망라한 전시로, 〈딜리버리 댄서〉(2022–현재) 시리즈의 세 작품을 처음으로 모두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의 경험에서 출발한 〈딜리버리 댄서〉 시리즈는 긱 이코노미와 플랫폼 노동, 가능세계론과 양자물리학, 배달 라이더들의 극단적 각성 상태, 신체와 시간에 대한 최적화를 요구하는 가속주의적 촉구 등을 핵심 주제로 다룬다.
〈딜리버리 댄서의 구〉(2022)의 후속작인 〈딜리버리 댄서의 선: 인버스〉(2024)와 〈딜리버리 댄서의 선: 0°의 리시버〉(2024)는 기존 세계관의 연장선으로, 두 여성 라이더인 에른스트 모와 엔 스톰이 서울이 수많은 가능 세계의 일부였음을 깨닫고 이전보다 확장된 여러 시공간을 넘나드는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이는 인공지능 시대 속 변화하는 인간과 끊임없이 업데이트되고 도입되는 기술 간의 상호작용을 반영한다.
작가는 〈딜리버리 댄서〉 시리즈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여러 종류의 AI 모델들과 협업했으며, 작품 속 등장하는 장면들의 일부를 배우들과 실사 촬영한 푸티지를 모션 캡쳐와 AI가 생성해 낸 영상들과 함께 사용하기도 했다. 게임엔진 기반의 컴퓨터 그래픽 영상,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한 다채널 영상과 설치를 중심으로 서구 근대주의가 표준화한 그레고리력에 의해 사라진 전통적인 시간 개념을 재조명하고 비가시적 노동의 가속화와 우리가 일상에서 감당할 수 없는 속도로 변화하는 기술 발전에서 느껴지는 당혹감을 작품 속 배달 라이더들을 통해 관객이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전시 기간 중 심포지엄, 아티스트 토크 등의 퍼블릭 프로그램이 수반될 예정이다.
한편, 김아영은 오는 2025년 2월 일본 도쿄에 위치한 모리미술관(Mori Art Museum)에서 열리는 기획전 《MACHINE LOVE: Video Game, AI and Contemporary Art》에 참여하여 〈딜리버리 댄서의 구〉(2022), 〈다시 돌아온 저녁 피크 타임〉(2022), 〈딜리버리 댄서 시뮬레이션〉(2022), 〈고스트 댄서 B〉(2022)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독일을 대표하는 국립현대미술관 함부르거 반호프 미술관(Hamburger Bahnhof—Nationalgalerie der Gegenwart)에서 개인전 《Many Worlds Over》 개최를 앞두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독일 첫 미술관 개인전으로, 〈딜리버리 댄서의 선: 0°의 리시버〉(2024)를 포함한 주요 작품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전시는 2월 28일부터 7월 20일까지다.
■ 김아영
시각예술가이자 미디어 아티스트인 김아영은 경계와 세계를 넘나드는 주체와 불가항력으로부터 빗나가는 존재들에 늘 관심을 가지며, 개연성이 부족한 세계의 속성을 반영하는 혼성적 이야기로 현실을 재구축해 왔다. 김아영은 생명정치와 국경 통제, 광물의 기억과 가상 메모리, 고대의 기원과 임박한 미래를 연결하며 광범위한 사변의 결과물들을 합성한다. 지정학, 신화의 파편, 테크놀로지, 미래적 도상을 종횡하여 혼합하고, 사변적 시간을 소급하여 현재 속으로 침투시킨다. 합성, 혼성화 및 이종적 시간들의 혼재에 대한 관심은 나아가 시간, 공간, 구조, 통사 등을 통튼 모든 종류의 횡단과 이행, 이조, 호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내러티브 구조와 냉소적 수하학을 등용하여 낯선 방식의 읽기, 쓰기, 듣기 경험을 창출하고, 이는 영상, 무빙 이미지, 소닉 픽션, VR, 게임 시뮬레이션, 다이어그램, 텍스트 등으로 구현된 후 전시, 퍼포먼스, 공연, 출판의 현태로 노출되어 왔다.
김아영은 아뜰리에 에르메스, 서울(2025 예정); 함부르거 반호프, 베를린(2025 예정); 모리미술관, 도코(2025 예정);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2024); MoMA 뉴욕현대미술관, 뉴욕(2024); M+ 홍콩 (2024); 샤르자비엔날레 15, 샤르자(2023);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페스티벌, 린츠(2023); HEK(House of Electronic Arts), 바젤 (2023); 아시안아트비엔날레, 타이충(2021);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과천, 청주(2024, 2023, 2022, 2019, 2018, 2017, 2016); 관두비엔날레, 타이베이(2022); STRP페스티벌, 아인트호벤(2022); 임팩트페스티벌, 유트레히트(2020); 부산비엔날레, 부산(2022); 광주비엔날레, 광주(2018); 일민미술관, 서울(2018); 팔레드도쿄, 파리(2016); 베니스비엔날레, 베니스(2015) 등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작가의 영상 작품은 IFFR 로테르담 국제 영화제(2023); CPH:DOX 코펜하겐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2023); 베를린국제영화제(2020) 등에서 상영되었다.
김아영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2025), 국립아시아문화전당 ACC 미래상 수상자(2024),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골든 니카상 수상자(2023), 일본의 제37회 이미지 포럼 페스티벌 테라야마 슈지상 수상자(2023) 이자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후원작가(2019),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미술 부문) 수상자(2015), 영국 로얄 아카데미 오브 아트의 ‘브리티시 인스티튜션 어워드’ 수상자이다(2010). 그의 작품은 테이트미술관, 영국; 샤르자아트파운데이션, 샤르자; 카디스트재단, 샌프란시스코; 서호주미술관의 사이먼 리 파운데이션 아시아 현대미술 연구소, 퍼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리움미술관, 서울; 부산현대미술관, 부산; 부산시립미술관, 부산; 리우데자네이루 현대미술관, 리우데자네이루 등에 소장되어 있다.
■ MoMA PS1
MoMA PS1은 뉴욕시 롱아일랜드 시티에 위치한 현대 미술의 중요한 미술관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의 뉴욕현대미술관 MoMA(Museum of Modern Art)의 분관이다. 1971년에 개관 이후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미술 작품을 선보이며, 예술의 미래를 탐구하고, 시대를 반영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중요한 전시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현대 미술, 설치 미술, 비디오 아트, 퍼포먼스 아트 등을 중심으로 한 전시를 통해 예술의 경계를 확장하며, 사회적, 문화적 담론을 이끌어내고 커뮤니티와의 소통을 강조하는 기관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MoMA PS1이 위치한 퀸스의 다문화적 특성을 반영해 이주민 문화를 포함한 다양한 예술적 목소리를 담아내며, 마이크 켈리(Mike Kelly), 안네 임호프(Anne Imhof), 니키 드 생팔(Niki de Staint Phalle) 세계적인 작가들의 개인전을 다수 개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