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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축제

가을을 물들이는 바로크 음악의 향연 '레이첼 포저 & 타펠무지크 바로크 오케스트라' 개최

바로크 음악의 스폐셜리스트 레이첼 포저와 타펠무지크 바로크 오케스트라
이건(EAGON) 기업의 메세나 활동으로 전석 무료
10월 26일(토) 오후 5시,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개최

문화저널코리아 오형석 기자 | ‘바로크 바이올린의 여왕’ 레이첼 포저와 ‘세계 최고의 고음악 연주 단체’ 타펠무지크 바로크 오케스트라가 오는 26일 토요일 오후 5시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리는 2024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 무대에 오른다.

 

‘타펠무지크 바로크 오케스트라’는 열정, 배움과 예술적 탁월함을 모토로 1979년 캐나다에서 설립된 바로크 음악을 중심으로 연주하는 단체이다.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으로부터 세계 최정상급 바로크 음악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라는 국제적인 찬사를 받고 있는 ‘타펠무지크 바로크 오케스트라’는 기악곡과 합창곡에 대한 정교한 이해와 역사적 고증을 바탕으로 고전 음악 본연의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과거와 현시대를 잇는다. 오는 26일 무대에서 이들은 작곡 당시의 악기와 연주법으로 연주해 바로크 음악의 정수를 전한다.

레이첼 포저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바로크 바이올린 연주자이자 영국의 자부심’, ‘현시대 최고의 바로크 바이올린 연주자’로 불리는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이다. 1999년 바흐의 <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를 솔로 데뷔 음반으로 발표한 이후, 내놓는 음반마다 바로크 애호가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그라모폰상을 비롯해 BBC뮤직어워드, 황금디아파종 등 유수의 음반상을 휩쓸었다. 여성 음악가로는 처음으로 로열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했고, 2018년에는 그라모폰으로부터 ‘올해의 아티스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완벽한 기술과 우아하고 생동감 넘치는 음색, 균형 잡힌 연주로 바로크 음악 해석에 있어서 최고의 연주자로 평가받는 그녀는 이번 공연에서 타펠무지크 바로크 오케스트라의 수석객원 음악감독으로 무대를 이끌 예정이다.

더불어 현대 오보에와 고음악 오보에 양 분야에 정통한 고음악 연주자로 주목받고 있는 오보이스트 신용천도 함께 호흡을 맞춘다. 신용천은 국내 바로크 오보이스트 연주자로는 드물게 유럽에서 입지를 다지며 네덜란드 국립 필하모닉 위트레흐트의 수석 오보이스트로 발탁됐다. 2019년에는 바로크 목관악기 앙상블인 ‘서울 바로크 앙상블’을 창단해 국내 고음악 저변을 확대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

 

26일 무대에서 이들은 바로크 음악을 연주하며 관객을 17, 18세기 유럽으로 초대하며 바흐의 오케스트라 모음곡 1번으로 문을 연다. 바흐는 네 개의 오케스트라 모음곡을 남겼는데 정확한 작곡 시기는 알 수 없고, 모음곡이라 이름 붙였지만 통상적인 바로크 모음곡의 형태를 벗어나 있다. 하지만 네 곡 모두 느리고 빠르고 느린 프랑스 양식의 서곡으로 시작하고 있다. 연주될 모음곡 1번 C장조의 악보에는 두 대의 오보에와 두 대의 바이올린, 비올라, 바순 및 하프시코드를 위한 작품이라고 적혀 있다. 이는 전통적인 프랑스 모음곡 형태에 가장 가까우며 화려한 춤곡과 빠르고 경쾌한 춤곡이 다채롭게 교차하며 펼쳐진다.

이어지는 무대에서는 바흐가 작곡한 바이올린 협주곡 가운데 첫 번째 곡인 바이올린 협주곡 1번 작품(BWV 1041)가 펼쳐진다. 바흐의 바이올린 협주곡에는 이탈리아 음악가 코렐리, 비발디 등의 협주곡 작풍이 나타나는데, 이 시대에는 고전파에서 볼 수 있는 협주곡 형식이 아직 확립돼있지 않았다. 이 작품은 비발디의 협주곡과 똑같은 ‘빠르게-느리게-빠르게’의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독주 바이올린과 현악합주, 그리고 바소 콘티누오(통주저음)로 연주된다.

 

바흐의 음악으로 시작한 무대는 헨리 퍼셀의 음악 세계로 이어진다. 공연은 영국 최고의 천재 음악가로 평가받는 헨리 퍼셀의 대표작 세미 오페라 <요정 여왕>에 나오는 춤곡과 노래를 묶어 만든 모음곡으로 꾸며진다. <요정 여왕>은 셰익스피어의 희곡 ‘한 여름밤의 꿈’을 기반으로 각색한 세미 오페라이다. 헨리 퍼셀의 <요정 여왕> 모음곡은 르네상스 음악의 낙천성, 유머, 화려함과 바로크 음악이 지닌 우울, 신비로움 등의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인다.

 

2부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대중적이지 않은 바로크 시대 두 명의 작곡가의 음악을 연달아 연주한다. 1부에서 연주한 헨리 퍼셀이나 바흐에 비해 덜 알려졌지만, 바로크 음악의 중요한 인물 중 하나로 평가받는 체코 작곡가 안토닌 레이헤나우에르의 모음곡을 연주한다. 바로크 시대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다양한 춤곡 형식이 포함돼 있다. 당시 바로크 음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느린 부분과 빠른 부분으로 구성해 몰입하게 해 곡의 서사적인 흐름을 강하게 끌어올린다. 분위기를 이어 찰스 애비슨의 합주 협주곡을 연주한다. 이 곡은 찰스 애비슨이 바로크를 대표하는 작곡가 도메니코 스카를라티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편곡한 곡이다. 4개의 악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스카를라티의 경쾌하고 리듬감 있는 요소를 활용해 각 악장의 특징을 잘 살렸다.

마지막 무대는 오보에 신용천과 함께 바흐의 바이올린과 오보에를 위한 협주곡을 연주하며 대미를 장식한다. 곡은 합주와 독주가 되풀이되는 18세기 초 주로 사용된 악곡 형식 중 하나인 리토르넬로 형식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감미로운 바이올린과 강렬한 오보에가 주고받는 선율이 서정적이고 아름다워 고전적인 오보에 작품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곡이다. 바흐는 대위법을 활용해 서로 다른 악기의 선율이 독립적이면서도 서로 잘 어우러지도록 구성했다. 청중은 각 악기가 지닌 소리를 발견하며 곡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

 

한편 이번 공연은 이건(EAGON) 기업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이건 음악회의 일환으로 전석 무료로 개최된다. 이건(EAGON)은 이건창호와 이건산업 등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1990년부터 매년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연주단체를 초대해 문화소외계층과 전 시민을 대상으로 '이건음악회'라는 무료 클래식 음악회를 통해 문화 나눔 및 사회공헌에 앞장서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기업이 주최하는 가장 오래된 음악 관련 나눔 행사로, 한국을 대표하는 메세나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 대구콘서트하우스와 이건(EAGON)기업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공연 티켓은 전석 무료로 사전 신청해야하며, 현재는 신청이 마감됐다. 상세 내용은 대구콘서트하우스 홈페이지(https://www.daeguconcerthouse.or.kr/) 통해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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