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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축제

연극 '햄릿',3시간 동안 열정과 관록의 향연

서울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에서 9월1일까지.

문화저널코리아 김영일 기자 | "이것은 나의 무대, 나의 연극, 나의 모든 대사는 끝났다. 남은 것은 침묵 뿐."

연극 '햄릿'은 배우들의 환상적인 신구 조합이 돋보이는 무대다. 젊은 배우들의 열정과 원로 배우들의 관록이 3시간 동안 어우러지고 부딪히면서 고전에 생생한 숨을 불어넣었다.

극중 유랑 극단 배우 1역을 맡은 박정자는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로 대사를 뱉으며 무대를 쥐락펴락했다. 극의 시작을 알리는 "춥다! 뼈가 시리게 춥다!"는 객석의 오감을 끌어냈다.

선왕(이호재)의 죽음을 둘러싼 클로디어스(정동환)의 거짓을 폭로하기 위해 4명의 유랑극단 배우들이 펼치는 극중극(극 안의 극) '곤자곤의 암살'은 묘한 쾌감을 안겨줬다. 박정자는 왕, 손숙(배우 2역)은 여왕을 연기하는데 이들의 연극을 바라보는 클로디어스의 안절부절한 표정이 대조를 이뤘다.

햄릿 역의 강필석은 180분에 달하는 작품의 방대한 대사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아버지를 죽이고 왕좌를 차지한 숙부 클로디어스를 향한 분노를 표출할 때는 미친 사람처럼 괴성을 지르고 바닥을 기었다. 쟁쟁한 선배들 앞에서 혼신을 다한 연기로 관객들을 몰입하게 했다.

'햄릿'은 셰익스피어 원작을 그대로 무대로 옮기는데 무게를 뒀다. 고어(古語)의 대사가 이어지지만 감초 배우들의 코믹한 연기가 곳곳에 배치돼 지루하지 않다. 여왕 거투르드(김성녀)에게 배우 2가 "돌아가신 남편을 두 번 죽이는 것"이라고 호통을 치는 장면은 폭소를 자아내게 한다.

연극은 3시간 동안 햄릿의 감당할 수 없는 운명을 비장하게 그려내고 웅장한 음악으로 막을 내린다. 자욱한 안개 속에서 등장인물들이 의자를 무대 위에 내려놓고 허공으로 한 손을 드는 연출은 긴 여운을 남긴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에서 한층 더 나아가 죽음으로부터 삶을 되짚었다"는 손진책 연출의 의도가 고스란히 실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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