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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갤러리 도스 기획 김동현 ‘INHERENCE’展

2023. 11. 8 (수) ~ 11. 14 (화)
종로구 삼청로 7길 37 갤러리 도스 제1전시관(B1)

문화저널코리아 김영일 기자 | 인간이 자신의 몸이나 행동을 기반으로 감각한 직접 경험은 기억이라는 이름으로 과거 흔적의 조각이자 기록의 단편으로 현재의 나를 만든 밑바탕이 되어준다.

 

이러한 기억 속에 축적된 경험과 정보들은 나를 구성하는 단단한 토대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며 어느 깊은 곳에 흔적을 남겨 처음의 원초적인 상태 그대로 저장된다. 이는 자신과 마주해야 하는 ‘나’로써 존재하는 것처럼 기억을 떠올릴수록 그 뿌리 또한 단단해지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결정하게 된다.

 

이에 기억은 삶을 지속해나가는데 가장 필요한 요건이 된다고 할 수 있으며 인간이 자신을 성찰하는 것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

 

이에 기억은 현재를 살아가는 자신을 되돌아보게 한다는 점에서 단순히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과거 모두 회복시켜 주는 존재가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김동현 작가는 하나의 집합체를 이루는 여러 조각이라는 단위형태를 통해 기억이라는 개념을 형상화한다.

 

작가는 보는 시선에 따라 일시적으로 착시를 일으키는 옵티컬아트를 선보인다. 이는 정지된 요소들이 시각적 착란현상에 의해 운동감과 리듬감을 만들어낸다.

특히 단위의 형태, 색채, 질감 등에서 획일적인 반복성과 통일성을 보여주는데 이는 큰 변화나 대비가 없기 때문에 단조로워 보일 수 있으나 오히려 형태가 가진 메시지를 명백하게 전달하고 강조된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이로 인해 화면 밖 외부의 공간으로 무한히 지속되는 무아의 경지에 접근하게끔 한다. 이러한 작가만의 표현은 최대한 절제한 채 단순하고도 간결한 자신만의 균형 있는 조형 언어로 구성하여 일련의 설치와 오브제들로 하여금 자신의 가치기준과 존재의 확인을 찾으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이에 따라 작업에 깃든 시간과 내재된 기억을 이끌어내게 하는 다양한 형태의 작품들은 전시장을 찾은 관객들이 느끼는 순간의 감정을 더욱 고조시킨다.

 

스테인리스 스틸을 주재료로 사용한 작품들에서 금속 특유의 고유한 멋과 무게감이 느껴진다. 그 중 ‘스툴’ 시리즈는 실용적인 아트퍼니처로서 견고한 안정감을 갖으며 어느 각도에서도 반사되는 빛을 즐길 수 있도록 제작하여 감각적인 속성을 강조하는 조형적 측면을 시도한다.

이를 통해 기능주의의 제품이 갖는 모던한 디자인이나 양식에서 탈피하여 미래지향적인 생활조형을 창출하고 새로운 표현 방식과 개념을 제시한다. ‘인지의 부정’ 시리즈는 가상의 중심축 또는 소실점을 생성하여 작품을 바라보는 위치나 시선에 따른 미묘한 착시를 유도한다.

 

이는 관객들의 이목을 끌어 순수한 시각적인 즐거움을 전달하고 단위의 집합체를 이뤄 작가 자신을 보여주기 위한 단편적인 자화상이자 매개체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작가의 모든 작업은 기억에서 비롯된다. 자신과 함께 평범한 일상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저마다 기억의 다른 모습을 떠올리는 듯 작가의 작품들 또한 다양하게 변주되어 각기 다른 감성을 자극한다.

이러한 자극을 통해 기억이 소환될 때마다 그 기억과 관련된 사소한 부분까지 떠오르며 자극된 기억의 지점으로 다가선다. 이번 전시는 캔버스라는 틀에서 벗어나 관객 누구나 특별한 예술지식 없이도 오로지 순수한 시각적인 효과에 이끌리고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조형 예술작품으로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에 관객 모두가 자유롭게 기억을 떠올릴 수 있게 되고 전시 공간 안에 놓인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게 된다. 작품을 감상하며 내면의 감각을 일깨우고 기억의 여러 조각들을 떠올려 스스로의 존재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경험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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