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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빛을,발하다'...자개작가, 오정 정서윤 2인 초대전 개최

케이움 갤러리, 현대 자개 예술작가 오정, 정서윤 작가 2인전 개최

 

 

문화저널코리아 오형석 기자 | 자개를 주요 소재를 사용하는 오정 작가와 정서윤 작가의 2인 초대전 ‘빛을,발하다’가 지난 17일부터 오는 11월 7일까지 송파구 문정동의 케이움갤러리에서 열린다. 

 

 

오정 작가는 자개로 달항아리를 빚는다.

 

우연한 기회에 달항아리의 매력에 빠진 작가는 그만의 달항아리를 표현하기 위한 고민끝에 처음 달항아리 도자기를 봤을 때의 그 풍만함을 잊지못하고 그걸 표현하기 위해 자작나무 반죽으로 캔버스 중앙에 볼륨감을 준 후 테라코타와 사포로 매끄럽게 하였다. 그리고 그 위에 잘게 부순 자개조각을 한땀한땀 붙여 달항아리를 만들고 있다. 분명 보통 힘든 작업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그 자개조각 하나하나에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염원을 담으며 그 힘든 과정을 묵묵히 이겨내고 있다.

 

오정 작가는 '관객들에게 자아완성을 위한 긍정적이고 행운 가득한 시간을 담아낸 달항아리를 선물하고싶다.' 고 자신이 작품에 거는 기대감을 말한다. 

 

 

정서윤 작가는 자개와 물감으로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낸다. 

 

반짝거리지만 차가운 느낌의 자개와 부드러운 물감의 유화는 상반되는 이미지지만 작가의 작품속에서는 조화를 이루며 하나가 된다. 한편의 시같은 자연을 소재로 삼아 그위에 자개로 화려함을 입히고 물감으로 화려함뒤의 공허함을 메꿔준다. 

 

그의 작품에는 인간과 자연 그리고 그 안에 인연이 어우러진 우리들의 이상향이 들어있다. 정서윤 작가는 '나의 작품들이 누군가가 잊고있는 꿈과 희망을 되찾아 주었으면 한다'라며 이번 전시회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같은 재료를 사용한다는 인연때문인지 두 작가는 이미 몇차례의 그룹전 및 2인전을 가졌었다.

 

자개외에 두 작가가 같이 사용하는 재료가 또 하나 더 있는데 그것이 바로 빛이다. 두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노라면 보는 사람의 시점과 자개를 비추는 빛의 방향과 질감에 따라 그 느낌이 달라진다.

 

빛에 따라 움직이는 자개는 그들에게 매력적인 소재일 수 밖에 없다. 변하지 않는 본질과 상황에 따라 달리 보이는 그 본질의 이면에서 두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들을 우리는 느끼게 되는 것이다.

 

 

■ 작가노트

자개 아트. 생동하는 빛의 서사.

 

태초에 빛이 있었다. 빛은 우리의 삶이고 세상과의 만남의통로이다.

빛이 있음으로 생명은 색과 만났고, 그림은 자연의 또 다른 창작이 되었다. 

나는 순수 자연에서 만난 궁극의 색채를 ‘빛과 컬러의 접점’에서 찾아왔다 .

 

작업의 메인 소재인 자개의 빛은 자연의 빛이다. 고통과 어둠의 상반된 개념일 수 있는 빛에 대한 근원적 관심에서 비롯된 나의 작업은, 빛과 환영, 실재에 대한 감각적 자유를 드러내고 느끼게 하기 위한 오브제로 자개를 이용한다. 이른바 자개 아트이다.

 

자개는 드러나되 드러나지 않은 다층의 색을 머금는데, 나의 작업은 자개 빛의 다채로운 자연미를 형상화하면서도, 삶의 여러 면모들을 융화시키는 과정이다. 자개가 지닌 차가우면서도 따스한 물성에 대한 사랑의 태도와 동시에, 빛이 지닌 반짝임의 아름다움에 대한 찬미이다. 빛과 컬러의 접점을 찾아, 기억 속의 편집된 풍경들과 함께 바라는 에던의 풍경을 손끝으로 풀어놓는 정신적 수행의 작업인 것이다. 

 

자개를 이용하여 주고 싶은 질감이 드러나는 드로잉 속에 집어 넣어 은은한 빛의 느낌이 살아나도록 하며, 빛의 굴절이 있는 대상의 질감으로 부터 청청한 무언가를 끌어내 본연의 질감과 느낌에서 탈피한 미묘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살아 숨쉬는 다른 차원의 풍경으로 이끌고자 한다. 이러한 scene이 우리의 감성과 촉각을 조금은 신선한 감각으로 순화 시키길 바라며  

 

다양한 자개의 비정형 면들과 조우하며, 유화물감을 덧칠하여 화면의 리듬감과 율동을 살리며 다채롭게 변주된 작업방식은 각기 다른 형태와 뉘앙스의 작품으로 완성된다. 

비정형의 도트들과 선, 색의 형태들이 다채로운 마티에르의 유화물감과 만나 깊이를 추구해가는 과정은 우리네 삶이 두터운 경험을 통해 치유의 옷을 입는 것과 같다.

 

작품들에서 보이는 ‘자개와 유화의 조화’는 ‘자연과 문명/동양과 서양 /자연과 인공/ 너와나.. (반대 요소의 변주)’ 이 조화되는 묘한 느낌을 자아낸다.  분리된 별개공간이 사랑의 알고리즘과 만나 제3의 공간으로 우리를 안내하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자개를 이용한 공예작품들이 많았다. 이런 전통 공예에서 받은 영감과 붓을 통해 화면에 스며든 오일컬러들이 다채로운 결의 에너지로 발현하며 자개가 가진 다층의 빛과 만나 깊고 화려한 세상을 구축해 나간다. 덧입혀 칠해지고 켜켜히 깊이를 쌓아 구현되는 조형언어를 가진 나의 회화작업은  빛과 물질성에 관한  끈질긴 탐구인것이다.

 

자개 조각을 재단하고 컷팅하고 이음은 빛에 대한 아름다움을 표현 하기 위한 과정이며, 동시에 물감의 층이 수없이 덧칠 되며 얻어지는 화면속의 깊이감은  어쩌면 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깊은 성찰인지도 모르겠다.

서구 미술에만 기대지 않은채 내가 가진 동양인으로서의 정체성과 나 스스로 발견한 재료와 방식의 실험정신으로, 거기에 더하여 잠재된 오리엔탈적인 정서를 회화로 소환시키는 집요한 노동으로,  예술행위의 본질과의 일치를 이루고자 하는 나의 작업 정신을 작품에 녹여내고 있다. 

 

이것은 회화의 무한가능성을 연구하고자 하는 작가적 마인드이다.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통한 조형실험이 마티에르를 두텁게 혹은 가볍게 연결하면서, 내가 의도한 순수한 언어를 닮은 ‘새로운 세계관’을 창출한 것이다. 구체적인 형태의 자연을 빛과 색으로 전환시키면서 자개와 유화의 점들이 화면을 메우기 시작하며 충돌과 조화의 미학에서 밸런스를 찾아간다. 

 

나는 여기서 진일보 하여 자개가 가진 자연의 빛에 주목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자연 그 자체”라는 사유 속에서 겸손한 자세를 일관하고 싶다. “서정성”을 빛과 색의 ‘완벽한 조화=따뜻한 접점’ 속에서 찾고자 한 것이다. 나는 수행하듯 찍어간 점의 서정성 속에서 다양한 색들이 상처를 어루만지고 서로를 공감하게 하여 ‘사랑의 알고리즘’을 생성하기를 바란다. 

 

무너지고 해체되고 재 수집된 풍경을 화면에 옮기는 것은 현실과 이상 그 어디쯤의 수많은 감정의 바램을 이야기로 시각화 하는 것이며, 인간의 삶에서 무수한 긍정 가치들에 대한 바람과 갈망이다. 사랑, 관계, 믿음, 연 (인연) 치유…와 같은 중요한 나의 심상을 조심스레 반짝이고 부드럽고 말랑이는 빛으로 드러내고 싶은 나의 바램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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