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저널코리아 김영일 기자 | 19세기에 접어들면서 예술가들은 대상의 사실적이고 구체적인 묘사보다는 자신의 개성이나 내면세계를 표현하여 형태를 짐작할 수 없는 점, 선, 면, 색채 등 조형요소만으로 추상적인 화면을 구성하기 시작했다.
이는 새로운 미술 장르의 영역으로 이끌어 내었고 이와 관련하여 바실리 칸딘스키는 자연의 외관을 버렸으나 자연의 법칙을 버린 것은 아니며 이는 우리가 자연에 대해서 내면적 만남을 추구할 때 무의식적으로 감축된다고 말한다.
이렇듯 추상이라는 것은 인간의 내면세계를 중요시하며 정신적인 면을 강조하는 철학적이면서도 개념적인 특징을 갖는다. 이러한 맥락에서 신지아 작가는 추상 회화를 통한 예술적 행위로 하여금 존재하는 것들의 다양성과 숨겨진 면모를 다채롭게 해석하여 내면의 감정과 그 과정 모두를 드러내고자 한다.
작가는 어떠한 말이나 글로 명확하게 형용할 수 없는 내면에 잠재된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표현하기 위해 화폭 위 자신의 마음을 대변하는 색채와 형태의 순수성과 자율성을 찾는다. 이를 통해 자아와 소통하고 관객들의 적극적인 감상과 향유를 불러일으켜 풍부한 해석과 공감을 유도한다.
화면을 이루는 요소에는 하나하나마다 숙고한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 얼핏 장난스런 낙서나 어려운 암호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모두 일상에서 청각, 미각, 후각 등 오감으로 직접 느끼고 영향 받는 것들의 표현이다. 그 의미를 바로 알아보기 쉬운 구체적인 형태의 대상이 없을 뿐 다양한 조형요소와 표현방법으로 분명 무엇인가를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다.
변화무쌍한 형태의 선들은 자유롭고 유희적으로 전개되며 그 안에서 음악적인 리듬감을 형성하여 경쾌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교차된 선과 이로 인한 물감의 엉킴 그리고 역동적인 곡선, 빠르고 거친 붓 터치로 인해 해방감마저 느끼게 된다.
또한 색 면은 그 자체가 하나의 독립된 존재로 단순한 화면 구조를 이루기 때문에 완전한 시선의 집중과 또 다른 해석을 요구하며 존재감 있는 색채로 인해 내적 울림에 압도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이처럼 작품 속 다양한 조형 요소들은 본래 갖고 있는 단순성에 비해 속성은 매우 깊고 다채롭다.
작품은 처음과 끝, 그리고 위와 아래의 구분 없이 전체가 하나가 되기도 하며 화면 넘어 생략된 부분이 있을 것 같은 느낌에 보이지 않거나 말할 수 없는 것을 함축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이러한 구성에 의해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인간 내면 세계의 그 무언가가 생생하게 전달된다. 나아가 다양한 재료들이 보여주는 다채로운 질감은 감상의 흥미를 더한다.
오늘날 사회가 고도의 기술로 발전될수록 그와 균형을 이루는 인간의 정서적인 측면이 강조된다. 마음을 비유하는 작가의 작품들은 작가 특유의 동작에서 실현되는 붓 터치의 흔적과 서로 대비되는 색감을 덧입혀 내면에 두텁게 쌓인 감정들을 대변한다. 이러한 작업 과정과 결과물을 통해 스스로의 내면을 치유하고 나아가 관객들이 일상에서 경험한 애환의 정서를 어루만진다.
작품을 구성하는 조형요소, 재료 표현의 조합은 미묘한 차이를 갖는 여러 감정들을 불러일으키며 반응하는 내면에 주목하게 만든다. 느껴지는 감정들의 형태를 상상 속에 그려보면 어느새 비현실적이고 환상적인 내면의 풍경이 완성된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의도처럼 작품 해석에 정해진 답은 없다. 보다 자유로운 해석을 통해 자신에게 집중하여 마음의 여유와 정신의 안정을 찾기를 바랄뿐이다.
작가노트
추상화는 말 또는 감정으로 표현할 수 없는 인간 내면의 그 무언가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전달하는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한다. 복잡한 인간의 내면을 연구하고 추상적인 방법으로 묘사하는 것이 이 추상화의 목적이다.
감정을 무의식 속에 묻어둔 채 정형화 된 방법으로 삶을 살고 있는 많은 현대인들에게는 내면에 담겨 있지만 말로 할 수 없는 감정들을 갖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감정이나 내면에 잠재 되어있는 언어를 작가는 순수한 기법으로 형상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인간의 무의식 속에 내재 되어있는 자아와 소통하려고 한다.
작가는 작업을 하는 동안, 그리고 관객은 작품을 감상하는 동안만큼은 현실과 타협한 것들을 내려놓고, 마음으로 내면의 자신과 편안하게 소통하였으면 한다.
작품의 주제가 다소 난해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정해진 답은 없고 관객이 보고 느낀 그대로의 모든 해석이 답이 될 수 있으니 자유롭고 즐겁게 관람하기를 바라며 작업을 한다.
작가약력
신지아 / Jiah Shin
jiahs12@gmail.com
https://www.jiah.art
www.instagram.com/jiah_artstudio
The 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SAIC)
Painting and Drawing Dept., BFA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
개인전
2023 Blow Your Feelings (갤러리 도스, 서울)
2023 Color Me (갤러리 KNOT&AG7, 서울)
2016 Unconscious (가나인사아트센터, 서울)
단체전
2023 NEW DIMENSIONS (Galeria Azur-Madrid, Spain)
2023 A long way around (Roy Gallery청담, 서울)
2023 Printemps à Paris (Espace Sorbonne 4, Paris France)
2023 Abstract Mind 2023 (CICA Museum, 김포)
2023 더메종 (코엑스, 서울)
2023 뷰티인그레이스아트페어 (성남아트센터, 갤러리808, 경기)
2022 서리풀 ART for ART 대상전 (서리풀갤러리, 서울)
2022 뷰티인그레이스전 (세종문화회관, 오픈스테이지, 서울)
2022 안산국제아트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안산)
2022 뷰티인그레이스전 (롯데월드타워 어바웃프로젝트라운지, 서울)
2022 뱅크아트페어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서울)
2022 서울아트쇼 (코엑스, 서울)
2022 부산국제미술대전 (해운대문화회관, 부산)
2016 아트센세이션전 (에이블 파인아트 서울 갤러리, 서울)
2016 후쿠오카한국미술전 (일본 후쿠오카 아시아 미술관, 일본)
2016 Healing Art Festival (coex, 서울)
2016 SOAF (coex, 서울)
2016 BAMA (Bexco, 부산)
2016 LA Art Show (LA Convention Center, United States)
2015 GPS exhibition (현대미술관, 홍익대학교, 서울)
2015 8.P.M. (Gallery Ponetive Space, 파주)
2015 Shanghai Art Fair (Shanghai, China)
2013 BFA Show (Sullivan Gallery, Chicago)
2012 Holiday Artsale (Maclean Center, Chicago)
수상
2022 서리풀 ART for ART 대상전, 입상
2022 안산국제아트쇼 청년작가 선정 입선
2022 부산국제미술대전 입선
2009 Sidewalk Art Festival, First Place in Group (Savannah, Georg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