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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축제

입양의 아픈 현대사, 강애심·이진경 2인극으로 '찰칵'

27일까지 대학로 아름다운극장

대학로 아름다운 극장에서 공연하는 연극 '찰칵'은 우리 근현대사의 아픔이 흐른다.[문화저널코리아]

1회용 카메라로 광화문 모습을 담는 '봉구'는 30년 만에 한국에 왔다. 베를린에 입양된 그녀는 곧 생모를 만난다. 시간의 더께가 두 사람을 어색하게 만든다. 엄마 '말심'은 겨우 입을 뗀다.

"밥은 먹었어요?" 하필 음식은 '홍어'다. 냄새에 질색하던 봉구는 맛을 보고 더 움찔한다. '암모니아 냄새'가 진동하는 홍어지만 엄마 말심에게는 가슴을 뻥 뚫게하는 청량한 음식이다.

폭력으로 임신한 그녀는 세상에 나온 봉구를 입양 보내고, 기차로 몸을 내던졌다. 하지만 살아남았고 죽은 것처럼 살다가, 심장이 고장이 났다. 

말심은 봉구를 데리고 자신이 살던 재개발 지역에 가서 제사를 지낸다. 서늘한 바람이 부는 그곳에서 봉구와 말심의 마음도 얼어붙는다.

봉구의 손에 꼭 쥐어 있던 얌체공이 소통의 창구가 된다. 그걸 쥔 사람은 진실을 말해야 하는 진실게임. 한국 근현대사의 아픔을 몸에 새긴 말심, 입양 가정에서 사랑을 받았지만 타국에서 이방인으로서 고립감과 몰락을 경험한 봉구는 처연함을 불러일으킨다.

 

공연은 암울하기만 한건 아니다. 서로를 극한으로 밀어붙인 뒤 두 사람은 마음을 연다. 살아'가'는 능동적 삶이 아닌, 살아'져가'는 수동적 삶에서, 삶이 모서리가 닿은 두 사람이 만났을 때 교감은 절실하다.

말심이 봉구의 품에서 영원히 잠 들 때, 삶의 본령은 눈을 뜬다. 지난하지만 그래도 살아가야만 한다는 것. 말심 역 강애심과 봉구 역 이진경의 연기가 비극을 보편적인 일상으로 승화시킨다.

의자 2개와 단출한 조명, 일회용 카메라가 담아낸 무대는위로와 화해를 쉽게 말하지 않는 태도가 더 울림을 준다.

하수민 즉각반응 대표의 극작·연출작으로 2인극 시리즈 '떠돔 시리즈' 중 하나다.  CJ아지트 공간지원사업과 LG U+ 대학로+ VOD 지원사업 선정작이다. 공연은 2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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