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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여백으로
신과 인간, 자연의 조화를 표현하는 김철성 작가의 초대전
통상적인 그림이라면 화면 가득 채워져야 할 물감의 향연 대신 김철성 작가의 캔버스에는 유독 여백이 강조된다. 그 여백 사이를 채워 넣는 것은 오직 고요한 적막 속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돌멩이와 같은 희미한 자연의 소산물들이다. 작가는 이러한 비움을 채움을 위한 비움이라 간주한다.
작가의 텅 비워진 상징적 우주에는 어떤 잉여 생산물도 허용되지 않는다. 오직 등장하는 ‘평범한 강돌과 잡초, 작은 동물’들은 하나 반복됨 없이 다양한 모양새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오브제는 작가의 빈 여백 너머 무한이라는 개념을 전달하기 위한 형식적 장치로써 작용한다.
그러나 여기에 등장하는 돌은 이따금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수면 위와 아래의 경계를 나타내는 지표역할이기도 하다. 작가에게 수면 아래는 자기 반성적인 의미가 있다. 강돌은 오랜 시간 물에 의해 연마된 주체의 상징이며 돌 아래로 흐르는 물은 신의 세계, 즉 이세상 너머를 의미한다.
이렇게 자연으로써 표현된 조화는 신과 인간, 그리고 자연의 어울림을 보여주면서 공동체라는 의식으로 확대된다. 종교적 세계관에서는 신-인간-자연이라는 계층적 위계질서가 존재하지만, 그의 작품세계에서는 이 모두가 한데 어울려 어떠한 인위적인 모순도 존재하지 않는 무위자연의 세계로 인도한다.전시는 5월 30일부터 6월 12일까지 2주간 에이블 서울에서 진행된다. 문의)02-546-3057, 월요일 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