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저널코리아 박준희 기자 |'너무 한낮의 연애', '경애의 마음' 등을 펴낸 소설가 김금희가 두 번째 산문 '식물적 낙관'(문학동네)을 통해 식물들을 통한 깨달음의 기록을 전한다.
식물에 대한 책은 그동안 많이 출간됐지만 이 책은 '소설가의 식물 산문'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일찍이 버지니아 울프, 헤르만 헤세와 같은 대문호들이 찬미한 바 있는 식물이라는 존재를 지금 김금희가 사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작가는 "돌아보면 내가 식물에 빠져든 시기는 마음이 힘들었던 때와 거의 비슷했다"고 고백한다. 지난 3년 내내 지속된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시련, 공교롭게 맞물린 개인적인 상실과 삶의 부산물 같은 고민을 겪으며 작가는 식물이 지닌 오묘한 치유의 에너지에 이끌렸다.
네 개의 부로 구성된 이 산문집의 리듬은 계절의 느슨한 순환을 닮았다. 명확히 구획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시간의 흐름과 그에 따른 자연스러운 풍경의 변화가 글 사이에서 감지된다.
1부 '여름 정원에서 만나면'이 식물의 왕성한 성장기를 그린다면 2부 '이별은 선선한 바람처럼'은 가을바람과 함께 환기되는 상실의 아픔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