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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아프리카미술전; 음파두_ Welcome! Basquiat 바스키아를 짝짝짝

부쉬_ Dance with Disney 디즈니와 차차차



아프리카미술관. 이번에 동서 아프리카의 대표적인 작가, 카메룬의 음파두와 탄자니아의 부쉬 그림을 가지고 300평 규모의 갤러리 '인사동 마루' 에서 전시를 열게 되었습니다. [문화저널코리아] 김영일기자


이번 전시는 11월 7일부터 12월 2일까지 진행되고, 우리나라 초등학교 미술교과서에도 나오는 탄자니아의 헨드릭 작가도 초청해서 퍼포먼스를 진행합니다.

 

음파두(Joel Mpahdooh 1956~)는 프랑스에서 예술대학을 나와 현재는 카메룬의 두알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보적인 작가이다. 그는 아프리카의 낙서화풍을 프랑스 스타일의 일러스트와 결합시켜 독특한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여느 아프리카 작가와는 달리 색채나 형태가 많이 다르다. 흡사 바스키아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다른 면도 많이 보인다. 나이가 64세라는 점에서 삶에 대한 내공이 노련함으로 풀어졌고, 아프리카 특유의 가벼움을 유머스럽게 표현하는 것에 대해 미술계가 주목하고 있다.

더구나 그림의 재료가 캔바스가 아닌 알루미늄 판에 아크릴 물감과 오일 크레용을 사용하면서 스크래치 기법을 통해 회화의 평면성을 다르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간다.


원색을 사용하기보다는 색의 혼합으로서 강한 파스텔 톤을 즐겨 칠하고, 두텁게 칠해진 알루미늄 판을 예리한 면도날이나 송곳으로 긁어내어 흰색을 드러나게 하는 작업은 마치 구도의 길과도 같게 보인다.

 

그에게 있어 흰색의 윤곽선은 어두운 아프리카의 현실에 빛을 드러나게 하는 가능성의 세계와도 연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스크래치 기법은 종교적 신념과도 연결되어 그는 종종 이런 말을 한다. “어둠 속을 헤매는 백성이 큰 빛을 보게 될 것 입니다.

 

캄캄한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빛이 미쳐올 것입니다.(이사야 91)” 빛을 지니고 있는 알루미늄 판을 사용하면서 여러 색을 덧칠하고 또 덧칠해서 긁어내야 하는 것이 그의 운명이란다.

아프리카의 복잡다단한 상황은 결국 빛을 더욱 빛나게 하기 위한 평화에의 시련이고, 시험이란 것이 그의 지론인 것이다. 그래서 작가는 이야기한다. 본디 아프리카의 근원은 빛났고, 단단했고, 두려움이 없었기에 절망에 빠진 적이 없었다는 것이 바로 존재의미라는 것을...”

   

자동차; 인간간의 물리적인 거리를 좁혀주는 마음의 도구

여느 아프리카 작가들처럼 음파두의 자동차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자기를 드러 내는 또 다른 표현의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차를 가지고 있으면 주위에 사람들도 많아지고, 덩달아 주목을 받으면서 자신감이 한층 올라가기도 한다. 아프리카식 졍체성(identity)의 또 다른 표현인 것이다.

 

그런데 음파두의 자동차가 좀 다른 점이 있다면, 그것은 그리운 사람과의 거리를 좁혀주는 특별한 마음의 도구가 된다는 점이다. 자동차가 있으면 아무리 먼 거리라도 단숨에 달려가 보고픈 이를 언제라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말한다. “나의 차는 비싸거나 빠르거나 멋있어 보이지 않아도 괜찮다. 그저 내가 뛰는 것보다 조금만 빠르면 된다. 마음이 갈 때 마음을 놓치지 않게 하면 그만이다그에게 자동차는 현실적이지만, 언제라도 소통을 가능케 하는 최상의 도구이기에 가장 이상적인 것이 된다.

 

그의 그림 속 자동차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보이고, 가방들도 보인다. 남는 것은 하나뿐이다. 그저 그 차에 실을 마음 하나 챙기면 그만이다. 만사가 형통인 것이다

숫자; 문명 속 삶에서의 또 다른 자기를 뜻하는 정체성

그림 속에 자기 주민등록번호를 적는 작가가 있다. 숫자 처음에 나오는 ‘1776’ 그리고 작가가 태어난 ‘1973’ 뒤에 숫자는 계속된다.

 

1776, 미국이 독립을 했다. 독립을 위해서는 혁명이 필요한 것처럼, 자신(1973)도 그 길을 쫓고자 주민등록번호를 주문처럼 적어 넣는다고 한다.

 

그런데 음파두의 그림 속 숫자들은 한 가지가 아니다. 일정한 패턴도 보이지 않는다. 이유를 물었다. “신용카드의 숫자, 의료보험의 숫자, 자동차번호판의 숫자, 이 모두가 다른 수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자기를 뜻하는 고유의 숫자란다은행이나 병원에 가는 모습을 그릴 때, 굳이 자신을 그리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자기의 숫자를 적으면 끝이다.

 

숫자로 표현된 자기는 현대문명 속에 놓여진 정체성(identity)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다. 자기가 주변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 얼굴이나 옷, 피부색에서는 명확히 구분이 가지 않는다. 그러나 숫자는 확실하다.

 

단 하나뿐이기 때문이다. 자신이라는 존재가 단 한명인 것처럼, 음파두는 숫자를 통해 인식의 범주를 확장하려는 것이다

둥근달과 우산_더위를 식혀주는 은유의 모습이자 구원의 상징

카메룬의 두알라는 다행이도 비가 많이 내린다. 비가 오지 않는 한낮은 너무나 덥기에 비는 신의 은총 그 자체다.

 

특히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가장 평등한 은혜의 물질이다. 한낮의 더위를 식혀주는 비처럼, 밤하늘의 둥근달은 더위로 뜨거워진 대지를 식혀준다. 음파두의 그림에 유난히 많이 등장하는 둥근달과 우산, 이는 법학을 공부한 작가의 의식이 투영된 모습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그의 그림 속에는 연설하는 정치인의 모습이 많이 보인다. 어떤 그림에는 후광도 그려 넣었다. 달인지 후광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때가 있다. 그에게 구분은 무의미할지도 모른다. 달이든 후광이든 기대하는 바의 모습이 같기 때문이다.

 

난 그에게 말했다. “좋은 지도자를 만나고 싶은 꿈은 있지만, 현실에서는 포기했다... 그런 나에게 음파두는 현실을 포기할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예전이나 지금도 여전히 둥근달과 우산을 그린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그림 속 하늘의 둥근달은 땅으로 내려와 정치인의 후광이 되고, 만인의 우산이 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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