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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연애' 오랜만에 나온 볼 만한 로코

재미있고 볼 만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나왔다.

원조 로코 장인 김래원과 공효진이 호연으로 그려낸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는 이전의 어떤 영화보다도 현실에 발을 디디고 있는 작품이다. {문화저널코리아]

영화에서 가장 좋은 점은 '영화'가 '영화' 같지 않고, '현실' 같다는 점이다. 그만큼 '가장 보통의 연애'는 선남선녀가 만나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고 예쁜 사랑을 키워나가게 된다는 로맨스 공식을 사뿐히 지르밟는다.

 대신에 갓 이별을 경험한 두 남녀 주인공이 서로에게 또 다시 상처받지 않기 위해 서로에 대한 감정을 숨기고, 조심스러워하며 밀당 아닌 밀당을 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전 여친에 상처받은 '재훈'(김래원)은 여느 때처럼 숙취로 시작한 아침, 모르는 번호의 누군가와 밤새 2시간이나 통화한 기록을 발견하게 되고 그 상대가 바로 통성명한지 24시간도 채 되지 않은 경력직 직장 동료 '선영'임을 알게 된다.

남친과 뒤끝 있는 이별 중인 '선영'(공효진)은 새로운 회사로 출근한 첫날, 할 말 못 할 말 쏟아내며 남친과 헤어지던 현장에서 하필이면 같은 직장의 '재훈'을 마주친다.

만난 지 하루 만에 일보다 서로의 연애사를 더 잘 알게 된 두 사람은 '한심하다', '어이없다'라고 부딪치면서도 서로에게 쌓여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영화는 시종일관 관객이 웃음을 내려놓지 못하게 한다. 감독이 의도한 듯 의도하지 않은 듯, 많은 장면에서 관객의 웃음이 터진다. 이는 재훈과 선영 자체가 지닌 캐릭터의 매력과 조연들의 호연으로 완성됐다.

'남주 친구 전문 배우' 강기영은 이번 작품에서도 재훈의 직장동료이자 절친한 친구로 등장해 빵빵 터지는 웃음을 선사한다.

여기에 부인에게 구박받는 사장 역할의 정웅인도 특유의 코믹 연기를 뽐낸다. 이외 장소연과 주민경도 직장 동료로 등장, 자신이 맡은 역할을 무난히 해낸다.

일반적인 연애에 대한 현실적인 접근뿐만 아니라 극 중 일상 속 상황은 관객의 공감을 자아낸다. 극중 재훈과 선영이 일하는 광고회사의 사장 정웅인은 "회식도 업무의 연속"이라고 주장하며, 주말에는 사원들에게 등산을 소집한다.

많이 개선됐다 하더라도 여전히 한국 기업에 존재하는 회식의 연속, 업무 시간 외의 호출 등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여기에 특정 직장 동료가 제외된 단체 대화방에서 그의 소문을 수군거리는 사람들의 모습은 영락없는 현실 직장생활 그 자체다.

그러면서도 직접적이지 않게 여성과 성소수자에게 드리워진 편견을 걷어내고자 노력했다. 연애 경험이 많다고 해서 전 남친에게 '걸레'라는 소리를 들어야 하는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씁쓸하다.

그러한 표현은 남자보다 주로 여자에게 쓰이는 표현으로, 여전히 여성에게 순결을 강요하는 사회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

여기에 같은 여성이면서 공효진을 헤픈 여자로 취급하는 직장동료들에 대한 비판도 담겼다.  성소수자 직장동료에 대해서는 그의 성적 지향을 알고 수군대지만, 그러면서도 그를 특별하게 대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앞으로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직한 사회상을 내비친다.

영화는 두 주연의 사랑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지만, 웃음 속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영화다.

솔직한 듯 보이지만 맨정신보다는 술을 마셨을 때 더 솔직해질 수 있는, 실제 대면해서 하는 대화보다 문자나 카톡이 더 편한 요즘 젊은 세대의 소통 방식을 보여주기도 한다.

등장인물의 일부 대사는 때로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때로 영화의 웃음 포인트가 된다. 하지만 너무 적나라한 표현들은 일부 관객에게 거부감을 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다.  

무겁지 않으면서도 적당히 생각하게끔 하는 영화다. 무엇보다 웃기고 재밌다. 109분, 10월2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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