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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축제

"불멸의연가" 한국연극의 거목 이원경선생 10주기 추모작품

7월30일 FM 7시30분 대학로 한양레파토리씨어터. (고)이원경원작,주호성각색연출,허성윤기획

"불멸의연가"

2020 대학민국연극제 서울지역

예선대회 성동지부 참가작

[문화저널코리아] 김영일기자 = 대한민국연극제 서울대회는 창작극을 중심으로 시민과 함께 즐기는 축제로 서울을  대표하는 창작희곡을 중심으로 공연을 통하여 한국연극의 발전에 기여하며, 지역 연극 활성화를 위해 서울 각 자치구와 협력하여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올해 구로구에서 시민과 함께 연극의 즐거움을 만끽하고자 712일부터 82일까지 22일간 진행되며 730일 참가작인 불멸의 연가는 관내 극단인 목토의 참여로 경희대 연극과 이영란 교수, 1세대 뮤지컬스타 곽동철, 탤런트 정운용과 유명 연극배우 주호성, 박기산, 박수아등 성동연극협회 회원들과 국립극단 대표배우인 이승옥 지부장까지 가세하였다. 이번에는 대한민국 연극제 본선진출을 목표로 성동구가 가지고 있는 교육과 문화 발전의 구라는 이미지를 제고하고자 한다.

 

원나라 간섭시기였던 고려 말, 고려의 왕은 원나라 황제 뜻에 따라 혼인을 해야 했다. 원치 않는 결혼임에도 공민왕과 노국공주는 진정한 사랑을 나눴다.

공민왕은 원나라의 지배로부터 벗어나고자 개혁정치를 펼친다. 원나라 사람이지만 공민왕을 지지했던 노국공주가 난산으로 목숨을 잃자 공민왕은 큰 슬픔에 빠지고 만다.

한편, 왕의 신임을 얻어 정치개혁을 도맡은 승려 신돈은 점차 숨겨왔던 야욕을 드러내는데..서정적인 무대로 표현한 고려말기의 애절한 멜로드라마 "불멸의 연가"

 

연출가 의견 주호성감독

 

이원경 선생님께서 우리 곁을 떠나신지 어느새 10년이 되었다. 이원경 선생님께서 처음 이 희곡을 쓰셨을 때엔 고려의 정궁이었던 연경궁을 제목에 넣어 연경궁 연가라 하셨는데, 희곡집에 원고를 주면서 불멸의 처라고 제목을 수정하셨다.

이번 공연을 준비하며 연경궁이 현대인에게 낯설다는 생각이 들어 제목을 바꾸려 하니 연경궁이나 라는 말이 모두 마땅하지 않아 선생님의 단어 안에서 조립하여 불멸의 연가라는 제목으로 공연을 준비하였다.

요즈음이야 검색해서 역사적 지식을 얻는데 불과 수초도 안 걸리지만 선생님께서 이 희곡을 쓰셨을 70년대 당시에는 두꺼운 책들을 대여섯권씩 쌓아놓고 뒤져가며 쓰셨을것이다.

그러다보니 호칭이나 직위가 오용된 것들이 발견되기도 하였다. 그래서 이것저것 손보기 시작하였고, 지금의 시점에서 이 연극을 공연하는 의미를 첨가하다보니, 어느 결에 너무 많은 부분에 손을 대게 되었다.

선생님의 작품에 손을 댔으니 그냥 선생님 작품으로 발표하는데 죄송스러운 마음이 생겼다. 그래서 각색이라는 군더더기를 감히 달게 되었다. 작품을 해석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역사는 다음 지배자에 의해 쓰여 지고 각색되는 것이다.

신돈과 공민왕의 해석에는 다분히 이성계 일파의 첨삭이 있었을 것이라는 걸 전제하고, 초기 공민왕의 행적을 참조하며 몇 가지 역사적 해석을 좀 더 사실적 추측에 충실하려 노력하였다.

특히 신돈에게 있어서 그러하다. 공민왕의 뜻으로 펼친 그의 정책은 훌륭한 것이었지만, 외세에 의존하려는 수구세력인 권문세족에게 패배하였을 뿐이라고 보았다.

 

신돈이 요승이라느니, 공민왕이 남색을 즐겼다느니, 우왕이 신돈의 자식이라느니 하는 해석들이 자꾸만 이왕가 초기의 신하들에 의해서 왜곡되었다는 해석에 눈길이 갔다. 불가에서도 당연히 신돈을 요승이라고 표현한 역사가 왜곡이라고 주장한다.

 

이원경 선생님께서 희곡에 쓰신 역사적 해석을 지금의 관객이 쉽게 이해하게 하겠다고 각색한다는 것이 뜻대로 되지 않은 것 같아 송구한 마음이 앞선다.

 

이원경 선생님께서는 불고기를 무척 좋아 하셨더랬다. 모시고 한식집에 가서 불고기를 시키면 선생님은 종업원에게 냉면대접을 가져오라하시어 불고기 국물과 무채나물을 넣어 맛있는 비빔밤을 손수 비벼 주셨다.

선생님은 음식 솜씨가 좋아서 직접 요리해서 단원들이 먹는걸 흐믓하게 바라보곤 하시었다. 그런데 누군가가 깨작거리고 맛없게 먹었다가는 불호령도 떨어졌다.

제자들 중에는 선생님의 그런 성격을 괴팍하다 여기는 이들도 있지만, 정겨우시면서도 엽렵하고, 무엇보다 연극에 대한 무한한 열정과 자부심을 가지셨었다.

선생님이 그립다. 비벼주시던 비빔밥과 함께 나누던 소주 한 잔이 그립다. 바른 우리말을 지키지 못하는 후학들에 흥분하시던 목소리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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