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저널코리아 김영일 기자 | 갤러리벨비는 2026년 6월 27일부터 7월 18일까지 감성빈 개인전 《겸허히 어두운 밤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감성빈 작가가 서울에서 약 8년 만에 선보이는 개인전으로, 오랜 시간 작가의 작업을 관통해 온 슬픔과 상실, 그리고 그 이후에 찾아오는 위로의 감각을 조망한다. 오프닝 리셉션은 6월 27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진행된다.
감성빈은 인간이 마주하는 가장 정직한 감정인 슬픔을 조각과 회화의 언어로 다루어 왔다. 그의 작업에서 슬픔은 지워내야 할 감정이 아니라, 서로를 깊이 이해하게 하는 감각으로 자리한다. 고요히 머무는 인물과 어둠 속에 남겨진 형상들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자신 안의 상처와 기억을 천천히 마주하게 한다.
전시 제목 《겸허히 어두운 밤을》은 어둠을 거부하기보다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려는 작가의 태도에서 비롯되었다. 작가는 오랜 시간 자신의 작업 안에서 슬픔을 응시해 왔고, 이번 전시에서는 그 감정을 한층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다룬다. 어둠은 저항하고 벗어나야 할 시간이기보다, 받아들여야 할 시간으로 등장한다.
미술평론가 김종근은 감성빈의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주제로 ‘슬픔’을 지목하며, 작가가 자신의 상처와 기억에서 출발해 마침내 우리의 슬픔까지 토닥이고 아우르는 세계를 펼쳐 왔다고 평했다. 상처를 품은 채 서로의 곁에 머무는 인물들은 관람객에게 말보다 앞서는 공감의 순간을 건네며, 아픔이 위로로 전환되는 감각을 전한다.
갤러리벨비 윤성지 디렉터는 “감성빈 작가의 작품은 우리가 쉽게 꺼내놓지 못하는 감정을 바라보게 한다”며 “이번 전시가 관람객 각자가 자신의 어두운 밤을 조금 더 다정하게 마주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겸허히 어두운 밤을》은 슬픔을 위로의 언어로 확장해 온 감성빈의 작업 세계를 집중적으로 만나는 자리로, 관람객에게 어둠 이후의 온기와 회복의 감각을 전할 예정이다.
겸허히 어두운 밤을 "순순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마오"
2년 전, 공을 많이 들여 지은 집이 불타올랐습니다. 상실의 고통 위에 기둥과 서까래를 세우고, 진부한 슬픔의 이야기들을 널빤지 삼아 십여 년의 세월 동안 덧붙여 지어 올린 나의 집.
그곳에서 지새운 밤은 헤아릴 수 없이 많았지만, 어느 순간 나는 그 어둠을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어둠보다는 빛을, 슬픔보다는 희열을 갈망하며, 석양이 가장 붉게 타오르던 날 불길이 번진 집을 뒤로한 채 더 나은 양지를 찾아 떠났습니다.
그런데도 자꾸만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무슨 미련이 남아 있는 것일까. 가던 길을 멈추고 무거운 발걸음을 돌려 다시 그 자리를 찾았습니다. 그곳에는 완전히 연소되지 못한 마음들이 남아 있었습니다.
하얀 재가 되지 못한 채 지난 열기의 기억만 품고 식어버린 숯덩이들. 나와 같은 미련이 남았는지 멀리 날아가지 못하고 눌어붙어 있는 그을음들. 나는 그 안쓰러운 친구들을 쓸어 담아 다시 품에 안았습니다.
숯을 빻아 만든 가루로 물감을 만들어 조각에 칠합니다. 화려하거나 눈에 띄지는 않지만, 온기를 오래 품을 줄 아는 녀석이라 무척 따뜻해 보입니다. 그을음을 긁어모아 만든 먹물을 나무에 입히고, 생채기를 내듯 칼로 한 줄 한 줄 새겨 사람의 형상을 그려냅니다.
칠흑 같은 어둠의 바탕 위에 칼날이 지나간 자리마다 밝은 상흔이 남고, 그 상흔들이 얽히고 모여 한 사람을 이루어 갑니다. 그 모습이 꼭 고통을 견디고 쌓아 올리며 성장해 가는 우리의 모습 같아 안쓰럽지만 사랑스럽습니다.
2년 전, 저는 순순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며 태양이 소멸하는 순간을 노래했습니다. 그러나 신의 섭리는 언제나 그러했듯 우리를 다시 아득한 밤으로 이끕니다.
도래한 어두운 밤. 이제는 그 어둠마저 자연의 조화임을 압니다. 어둠 또한 삶의 일부임을 알기에, 나는 오늘 밤 그 안쓰러움들과 나란히 앉아 나지막이 흥얼거립니다. 겸허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며. _글 작가 감성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