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담보를 따라야 하는가, 의미를 따라야 하는가" AI 이후 금융의 방향을 다시 묻다… 캡틴 강상보가 제안한 '의미 금융'의 시대

  • 등록 2026.03.22 12: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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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저널코리아 오형석 기자 |AI가 산업과 노동, 창업과 창작의 구조를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더 이상 “무엇을 얼마나 빨리 생산할 수 있는가”만으로 미래를 설명하지 않는다. 기술은 고도화됐고 데이터는 넘쳐나지만, 역설적으로 사회를 움직이는 가장 근본적인 요소인 신뢰는 더 취약해졌다. 숫자는 많아졌지만 확신은 줄었고, 알고리즘은 정교해졌지만 인간에 대한 평가는 오히려 얕아졌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이런 전환기 앞에서 금융은 과연 어디에 서 있어야 할까.

 

그동안 금융은 산업사회의 핵심 인프라로 기능해왔다. 담보와 매출, 신용과 수익성, 기술력과 회수 가능성을 중심으로 자본의 흐름을 관리하는 방식은 오랜 시간 경제 질서를 지탱해온 기본 문법이었다. 그 체계는 효율적이었고, 분명한 기준을 제공했으며, 사회 전반에 예측 가능성을 부여했다. 그러나 AI 이후의 시대에도 같은 문법만으로 미래를 설명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거세지고 있다. 사람이 왜 존재하는지, 기업이 어떤 가치를 위해 지속되어야 하는지, 자본이 무엇을 위해 움직여야 하는지 같은 본질적인 문제 앞에서 기존 금융의 언어가 점점 한계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의식 위에서 새로운 금융 철학을 제안하는 인물이 있다. 『더 마스터키』의 저자이자 드림 체인 설계자인 캡틴 강상보다. 그는 AI 이후의 금융은 더 이상 단순한 자금 공급 장치에 머물 수 없으며, 사회와 문명의 방향을 설계하는 철학기관으로 다시 정의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지금의 금융이 기계와 알고리즘에 과도하게 의존한 나머지 인간과 기업의 ‘서사’를 읽는 능력을 상실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가 제시하는 대안은 ‘의미 금융’이다. 담보와 매출만이 아니라 의미, 생생한 꿈, 책임, 그리고 LOVE를 기준으로 자본이 움직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겉으로 보기엔 다소 선언적이고 이상적으로 들릴 수 있다. 그러나 강상보는 오히려 이것이 AI 시대에 가장 현실적인 금융 언어라고 강조한다. AI가 수치와 패턴을 분석하는 능력은 점점 더 강력해지겠지만, 한 개인의 존재 이유와 한 조직의 책임감, 그리고 공동체를 향한 의지를 해석하는 일만큼은 끝내 인간의 영역으로 남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청년 금융 신뢰가 무너지는 현상 역시 단순히 금리나 심사 기준의 문제가 아니라, 돈을 집행한 이후 끝까지 함께 가는 구조가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한다. 금융이 회수의 기술에만 머물지 않고 동행의 윤리를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이 인터뷰가 던지는 질문은 하나로 모인다. AI 이후에도 금융은 여전히 숫자만을 따라 움직여야 하는가, 아니면 이제는 의미를 따라야 하는가. 캡틴 강상보는 후자를 택해야 한다고 분명히 말한다. 그리고 그 전환이 단지 금융 부문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사회 전체의 신뢰 구조와 문명의 방향을 바꾸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다음은 캡틴 강상보와의 일문일답이다.

 

Q. 왜 지금, 금융의 역할을 다시 정의해야 합니까?

 

캡틴 강상보
AI 이전의 금융 기준은 그 시대 안에서 충분히 역할을 해왔습니다. 담보와 매출, 기술력과 신용을 중심으로 자본을 배분하는 체계는 산업화 시대와 성장 중심 경제에서는 매우 효과적이었습니다. 무엇을 기준으로 돈을 빌려주고 회수할 것인지가 비교적 분명했고, 그 덕분에 금융은 경제 시스템의 안정성을 떠받치는 중요한 축이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AI 이후의 사회는 전혀 다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누가 더 많은 매출을 내는가, 누가 더 높은 점수를 갖고 있는가만으로 미래를 설명할 수 없습니다. 어떤 사람이 왜 이 일을 하려 하는지, 어떤 기업이 어떤 가치를 지키려 하는지, 무엇이 앞으로의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 것인지까지 함께 보아야 합니다. 저는 여기서 금융의 역할이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금융은 단순히 돈을 공급하는 기능기관이 아니라, 산업의 방향과 사회의 가치, 문명의 우선순위를 함께 설계하는 철학기관이 되어야 합니다. 자본의 흐름은 언제나 사회의 방향을 결정해왔습니다. 그렇다면 AI 이후에는 금융이 더 깊은 책임을 가져야 합니다. 어디에 돈을 흘려보낼 것인지가 결국 어떤 인간과 어떤 미래를 선택할 것인지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Q. AI 이후 금융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캡틴 강상보
저는 평가 기준의 전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금융은 담보, 매출, 기술, 성장률, 회수 가능성과 같은 정량적 요소를 중심으로 사람과 기업을 판단해왔습니다. 물론 이런 기준은 필요합니다. 금융이 완전히 감정에 의존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 기준만으로는 AI 이후의 인간과 조직을 충분히 이해할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이제 금융은 인간과 기업이 어떤 서사를 가지고 있는지 봐야 합니다. 그들이 어떤 실패를 겪어왔는지, 왜 다시 도전하는지, 어떤 책임을 지려고 하는지, 그 꿈이 개인적 욕망에 머무는지 아니면 공동체와 연결되어 있는지 등을 함께 읽어야 합니다. 숫자는 현재 상태를 보여주지만, 서사는 미래로 나아갈 힘을 보여줍니다.

 

AI 이후의 금융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결국 사람과 기업의 서사를 읽는 것입니다. 기술과 자본은 방향이 없으면 쉽게 표류합니다. 그 방향을 정해주는 것이 의미입니다. 금융이 의미를 읽지 못하면, 가장 안전한 곳에만 돈이 모이고 가장 필요한 곳은 늘 소외될 수밖에 없습니다.

 

Q. 현재 금융 시스템의 가장 큰 구조적 문제는 무엇입니까?

 

캡틴 강상보
가장 큰 문제는 기계와 알고리즘에 대한 과도한 의존입니다. 금융은 오랫동안 효율을 추구해왔고, 그 과정에서 평가의 자동화와 점수화가 강화됐습니다. 그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문제는 자동화가 심화될수록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바로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신뢰의 문제입니다.

 

신뢰는 단순한 데이터가 아닙니다. 신뢰는 한 사람이 어떤 태도로 약속을 지키는지, 실패 이후 어떻게 다시 일어서는지, 공동체 앞에서 어떤 책임을 감당하려 하는지 같은 요소들 속에서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지금의 금융 시스템은 이런 부분을 거의 측정하지 못합니다. 측정 가능한 것만 평가하고, 평가 가능한 것만 지원하는 구조가 굳어지면서 인간의 핵심이 제도 밖으로 밀려난 것입니다.

 

AI는 분석을 훌륭하게 도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신뢰를 생성하지는 못합니다. 신뢰는 관계 속에서 생기고, 시간 속에서 검증되며, 함께 견디는 과정에서 축적됩니다. 금융이 이 사실을 잊고 오직 속도와 효율, 위험회피만을 추구한다면 시스템은 더 정교해질지 몰라도 사회적 신뢰는 계속 약화될 것입니다.

 

Q. ‘의미 금융’이라는 개념은 무엇을 뜻합니까?

 

캡틴 강상보
‘의미 금융’은 금융이 더 이상 담보와 매출만을 기준으로 움직이지 않고, 의미를 중심으로 자본을 배분하는 새로운 질서를 뜻합니다. 여기서 의미란 단순한 감상적 수사가 아닙니다. 인간이 왜 존재하는지, 기업이 왜 지속되어야 하는지, 어떤 활동이 공동체를 더 건강하게 만드는지를 묻는 아주 현실적인 기준입니다.

 

저는 AI 이후 사회가 결국 의미 문명의 방향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생산성은 계속 높아질 것입니다. 효율도 더 좋아질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효율만으로 살아갈 수 없습니다. 인간은 꿈을 꾸고, 책임을 지고, 사랑을 나누며, 자기 존재의 이유를 확인할 때 비로소 살아 있다고 느낍니다. 금융이 이 차원을 외면하면 자본은 돌아갈 수 있어도 사회는 오래 버티지 못합니다.

 

그래서 저는 의미 금융의 핵심 기준을 의미, 생생한 꿈, 책임, 그리고 LOVE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추상적인 단어처럼 들릴 수 있지만, 실제로는 금융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인간의 본질입니다. 담보는 과거의 안정성을 보여줄 수 있지만, 의미는 미래를 열어갈 이유를 보여줍니다. 저는 앞으로 금융이 이 기준을 더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청년 금융 신뢰는 왜 무너지고 있다고 보십니까?

 

캡틴 강상보
많은 사람들은 청년 금융 신뢰가 무너진 이유를 금리, 대출 문턱, 자산 격차 같은 문제에서 찾습니다. 물론 그것들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저는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바로 사후관리의 부재입니다. 돈을 빌려주거나 지원하는 순간 관계가 끝나는 구조 속에서는 신뢰가 자라날 수 없습니다.

 

청년들은 단지 자금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자신이 약속한 방향으로 가고 있을 때, 당장의 성과가 보이지 않더라도 누군가 끝까지 지켜보고 함께 가준다는 확신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지금의 금융은 너무 자주 “지원” 이후를 방치합니다. 돈이 어떤 목적에 쓰였는지, 그 사람이 어떤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발생했는지에 대한 동행이 사라진 상태에서 결과만 요구합니다. 그렇게 되면 금융은 신뢰의 파트너가 아니라 회수의 관리자처럼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돈이 약속된 목적에 맞게 사용되고 있고, 그 사람이 진지하게 자기 책임을 다하고 있다면, 당장 매출이 없더라도 금융은 쉽게 등을 돌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신뢰는 심사 순간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의 시간 속에서 만들어집니다.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완화된 심사만이 아니라, 끝까지 함께 가는 구조입니다.

 

Q. AI 이후 금융 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달라져야 합니까?

 

캡틴 강상보
앞으로의 금융 정책은 단순한 산업 지원이나 위험 관리의 틀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저는 금융과 문화예술이 사실상 사회의 방향을 결정하는 두 축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에 자본을 투입하느냐는 무엇을 미래의 가치로 인정할 것인가와 같은 말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금융 정책은 돈의 정책인 동시에 인간 성장의 정책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AI 이후에는 가장 먼저 의미를 기반으로 인간을 성장시키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단기 회수율이나 즉각적 매출 성과만으로 정책 효과를 평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청년, 창작자, 문화예술인, 사회적 기획자, 지역 공동체 활동가처럼 지금의 시장 논리로는 충분히 평가되지 않는 주체들을 위한 금융 프레임이 새롭게 설계돼야 합니다.

 

이는 단지 복지적 관점이 아닙니다. 오히려 미래 사회의 핵심 자산을 키우는 전략적 투자라고 봐야 합니다. AI 시대일수록 인간의 상상력, 공동체 감각, 문화적 감수성, 책임 있는 서사가 더 큰 경쟁력이 됩니다. 정책이 그것을 읽지 못하면 사회는 기술적으로는 성장해도 문명적으로는 후퇴할 수 있습니다.

 

Q. 정부와 금융기관은 이 제안을 실제 제도에 어떻게 반영할 수 있을까요?

 

캡틴 강상보
저는 처음부터 거대한 제도 개혁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작은 실험에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와 금융기관이 공동 연구를 하고, 파일럿 프로젝트를 만들고, 민관 협력 방식으로 의미 기반 금융 모델을 테스트해보는 것부터 충분히 시작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청년 창업 지원, 문화예술 프로젝트, 지역 재생 사업, 사회적 기업 육성 프로그램 같은 분야에서 기존 신용평가와는 별도로 의미 기반 평가 항목을 도입해볼 수 있습니다. 단순 수익성과 담보 수준뿐 아니라 책임성, 지속성, 공동체 기여도, 꿈의 구체성, 실행의 진정성을 함께 반영하는 방식입니다. 그렇게 축적된 사례들이 늘어나면 정책 언어도 바뀌고, 제도 설계의 근거도 더 풍부해질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것을 막연한 이상론으로 두지 않는 일입니다. 저는 충분히 제도화 가능한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사회는 이미 숫자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제도가 그 현실을 늦게 따라가고 있을 뿐입니다. 정부와 금융기관이 먼저 실험을 시작한다면 변화는 생각보다 빨리 올 수 있습니다.

 

Q. 캡틴 강상보가 생각하는 AI 이후 금융의 완성된 모습은 무엇입니까?

 

캡틴 강상보
저는 금융의 완성된 모습을 시스템 안에서만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회의 대화 주제가 바뀌는 순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더 이상 오직 돈, 점수, 스펙, 생존만을 말하지 않고, 의미, 생생한 꿈, 책임, LOVE를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사회가 된다면, 그때 금융도 비로소 제 역할을 하게 됐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금융은 단순히 자본을 배분하는 기술이 아닙니다. 그 사회가 무엇을 가치 있다고 여기는지를 보여주는 거울입니다. 자본이 무엇을 향해 흐르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꿈도 달라지고, 기업의 윤리도 달라지며, 공동체의 미래도 달라집니다. 그래서 금융이 의미를 따라 움직이기 시작하면 사회는 다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저는 그 사회를 의미 문명으로 가는 사회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AI 이후 우리가 진짜로 고민해야 할 것은 기술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느냐가 아니라, 인간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느냐입니다. 금융이 그 질문에 응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문명은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캡틴 강상보의 문제제기는 단순히 금융의 심사 기준을 조금 조정하자는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자본의 흐름을 다시 인간의 존재 이유와 연결하자는 요청이며, 기술 중심 사회에서 사라지기 쉬운 신뢰와 책임, 동행의 가치를 금융 언어 안으로 다시 불러들이자는 제안이다. 당장 모든 제도가 그의 구상대로 바뀌기는 쉽지 않겠지만, 적어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 AI 이후의 금융이 지금과 완전히 같은 얼굴로 남아 있을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효율과 속도, 리스크 관리만으로는 더 이상 사회 전체를 설득하기 어려운 시대가 왔다. 사람들은 이제 돈이 어디로 흐르는지뿐 아니라, 왜 그곳으로 흘러야 하는지를 묻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질문은 곧 금융의 존재 이유를 다시 묻는 질문이기도 하다. 캡틴 강상보가 말하는 ‘의미 금융’은 그 물음에 대한 하나의 선명한 응답이다. 돈이 담보만을 따라 움직이던 시대에서, 이제는 의미를 따라 움직이는 시대로 넘어갈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은 결국 금융이 인간을 얼마나 깊이 이해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캡틴 강상보
드림 체인 설계자 / 『더 마스터키』 저자

오형석 문화전문 기자 yonsei686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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