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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연예

소녀처럼 살던 배우 윤정희, 프랑스 파리서 별세

 

 

문화저널코리아 = 김한솔 기자 |  2017년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고 투병중이던 영화배우 윤정희(본명 손미자)씨가 19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세상을 떠났다. 유족으로는 남편 피아니스트 백건우, 딸 바이올리니스트 백진희 씨가 있다.

 

고(故) 윤정희는 향년 79세로 1944년 부산에서 태어나 조선대 영문학과를 다니던 중 1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신인배우 오디션에 뽑혀 1967년 강대진 감독의 영화 <청춘극장>으로 영화에 데뷔했다. 그해 대종상영화제 신인상, 청룡영화제 인기여우상 등을 받았고, 이듬해 <안개>로 백상예술대상 신인상을 수상했다.

 

영화 <신궁>, <위기의 여자>, <사랑의 조건> 등 60년대부터 70년대까지 33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하면서 전성기를 누렸다. 고인(故人)은 매 작품마다 청순가련한 모습부터 지적이고 세련된 캐릭터, 선머슴아 캐릭터까지 변신을 거듭하며 폭넓은 연기력을 소화하며 출연한 영화를 흥행시켰다.

 

이때, 배우 문희와 남정임과 함께 1세대 여배우 트로이카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1973년 돌연 유학을 선언한 뒤 프랑스로 향했다. 그리고 프랑스 파리3대학에서 예술학 석사를 학위를 받았다.

 

남편 백건우와의 만남도 유명한 일화다. 고인(故人)과 백건우와의 첫만남은 1972년 독일 뮌헨에서 열린 작곡가 윤이상 연출의 오페라 ‘심청’의 세계 초연을 초대받아 보러 갔었다. 당시 고인(故人)은 뮌헨올림픽 문화축전에 자신이 주연한 신상옥 감독의 영화 <효녀 심청>이 상영되면서 뮌휀에서 일정으로 소화하고 있었다.

 

파리에서 활동하던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심청’의 초연을 관람하기 위해 공연장을 찾았다. 백건우는 고등학교 때부터 미국에 살며 음악 공부에 몰두했던 터라 고인(故人)이 한국에서 톱스타인 것을 몰랐다. 백건우는 당시 막 떠오르는 연주자였다. 서로를 잘 몰랐던 당시에 공연장에서 만난 두 사람은 서로 첫눈에 반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고인(故人)은 1973년 프랑스 파리에 유학을 왔고, 백건우는 1974년 파리에 정착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한 레스토랑에서 다시 만났다. 영화, 음악 등 예술이 공통점이 돼 두 사람은 급격히 가까워졌고 1976년 파리에서 결혼했다. 이 결혼은 우리나라 뿐만아니라 유럽에서도 화제가 됐다.

 

결혼 뒤 고인(故人)은 프랑스 파리와 서울을 오가며 영화에 매진해왔다. 그러다가 1994년 엄종선 감독의 영화 <만무방>에 출연한 뒤 연기활동을 중단했다.

 

연기활동만 중단했을뿐이지 1995년에는 몬트리올영화제 심사위원, 2010년에는 뭄바이영화제 심사위원, 2006년에는 디나르영화제 심사위원과 청룡영화상 심사위원장 등을 지내며 연기 이외의 활동을 해왔다..

 

2018년에는 영화평론가상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받았고, 영화는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시>로 16년만에 돌아왔다.

 

영화 <시>에서 고인(故人)은 알츠하이머와 싸우면서 낮에는 파출부로 일하고 밤에는 시를 쓰는 미자역을 맡았다.

 

이 작품으로 청룡영화상과 대종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2011년 LA비평가협회와 시네마닐라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이창동 감독은 제63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았다. 당시 프랑스 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윤정희는 “영화는 내 인생이다. 한번도 영화를 떠난 적이 없다”며 “영화배우는 인간의 삶을 표현하는 것이다. 나이와 세월의 흐름은 생각지 않는다. 세월의 흐름에 맞는 역할에 충실할 뿐”이라고 말했다.

 

2010년 즈음부터 알츠하이머 증세를 보였다고 한다. 이 사실을 안 이창동 감독은 시나리오 집필 단계부터 주인공에 고인(故人)을 염두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영화 <시>는 고인(故人)의 유작이 됐고, 고인(故人)의 ‘인생작’이 됐다. 영화 <시> 속의 고인(故人)은 연기가 아닌 고인(故人)의 모습이었다. 영화 속 미자와 영화 밖 (손)미자(고인(故人))는 닮아있었다.

 

2019년 당시 남편 백건우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윤정희가 10년 전부터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한편, 고인(故人)이 알츠하이머 병으로 투병 중이던 2021년에 고인(故人)의 동생(매형과 조카)이 누나를 방치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고인(故人)의 딸이 성년후견인 자격으로 고인(故人)을 돌보고 있었다.

 

이에 백건우 측은 “허위사실”이라며 강력하게 반발을 했었고, 그 뒤, 고인(故人)의 동생들이 후견인 자리를 놓고 백건우 부녀와 법정 공방을 벌였다. 하지만 법원은 고인(故人)의 동생들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2심까지 딸 백진희 씨를 성년후견인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고인(故人)의 동생들이 재차 법원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 소송은 대법원까지 갔지만 성년후견 대상자인 고인(故人)이 사망한 만큼 추가 심리가 이어지지 않고 각하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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