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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이기현의 축구이야기] 축구전술의 역사 - 팀보다 개인

 

문화저널코리아 = 이기현 칼럼리스트 |  바둑에 수나누기라는 분석법이 있다.

300여년전 기성이라고 불리는 도샤쿠(道策)가 발견한 것으로 부분의 합이 전체가 되지 않고 중복되어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원래는 이 시리즈 12 다음에 이 팀을 써야 시계열별로는 더 옳을 수 있으나 1960년대부터 시작한 팀을 중심으로 하는 전술, 이기기 위한 전술의 진화와 압박을 바탕으로 하는 체력적인 부분의 진화를 함께 언급해야 이 위대한 팀을 더욱 빛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팀은 개개인이 너무 뛰어났다.

뛰어난 선수들을 모아 놓았다고 더 좋은 팀이 만들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탈시대적인 천재들을 모아 놓자 그냥 모아 놓은 것 자체만으로도 팀 전술이 만들어졌다. 

 

물론 1970년 멕시코의 무더운 날씨가 경기 내내 압박이 가능하지 않도록 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하고, 브라질의 군사정권이 자신의 체제우월성을 선전하기 위한 뒷받침과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관리체제 역시 무시할 정도는 아니다. 

 

다시 시간은 1966년으로 돌아간다.

영국 월드컵에서 펠레는 상대에게 걷어차여 경기장에서 실려 나갈 정도로 파울에 관대한 심판 덕분에(1980년 앞뒤 3년간의 독일만 따져도 선수 생명을 위협할만한 반칙이 매년 최소 한번씩 있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사례로 차범근은 덕분에 거의 선수생명이 위험했으며 오랜기간 재활을 해야만 했다.) 축구에서 스포츠정신은 사라졌다고까지 평가하는 사람이 있다.

펠레 역시 낙담해 국제무대에 나서지 않겠다고 하고 브라질 대표팀을 떠난다. 

 

1969년 정권을 장악한 메디시는 앞에 뭇솔리니처럼(앞서 시리즈 17에 나오는 아르헨티나의 온다리오 정권은 약간 뒤의 일임) 축구를 통한 자신의 대중적 합법성을 얻을 수 있는 것을 깨닫는다.

당시 브라질의 감독은 공공연한 사회주의자 사우다냐다.

스스로가 플라멩고의 팬인 메디시의 대대적인 축구에 대한 지원은 브라질에게는 좋은 일이었으나 브라질에서는 시대를 앞서간 사우다냐에게는 악몽의 시작이다. 

 

월드컵 예선에서 순항하던 사우다냐는 유럽의 축구를 보면서 "잔인한 플레이와 너그러운 주심", 힘을 앞세운 수비지향적 축구를 어떻게 이길지 골머리를 앓는다.

사우다냐는 체격을 앞세운 팀(조추첨 결과 영국, 체코슬로바키아, 루마니아와 한조) 앞에 브라질 역시 체격을 키워야 한다고 결론을 내린다. 

 

제일 먼저 공격수 메데시가 사랑한 선수 다리우가 브라질에서 탈락한다.

이에 한 기자가 다리우가 장군의 총애를 한몸에 받는 선수인지 아냐고 묻자 내가 대통령을 대신해서 장관을 뽑지 않듯 대통령이 내 공격진을 선발하지 않는다고 답한다.

시한부 감독이 된 사우다냐는 월드컵에 나가지 못한다. 

 

생소한 브라질 팀을 만들려던 사우다냐가 쫓겨난 뒤 1962년 월드컵의 주역인 자갈루가 들어온다.

거기에 군사정부는 체력코치로 코티뉴를 발탁한다. 

 

자갈루가 부임할 당시 브라질은 약간의 손질만 더 하면 될 정도였다.

그러나 자갈루의 선택은 '아트풋볼'이다. 

 

자갈루팀의 문제는 선수의 포지션 중복이다.

실제 펠레는 역대 최고 선수이기도 하지만 주 포지션은 셰도우스트라이커다.

그러나 토스탕 역시 당대 최고의 셰도우스트라이커였다.

자갈루의 선택은 펠레의 센터포워드 투입이다.

둘 다 뒤로 물러나는 특성을 갖고 있지만 이는 오른쪽 윙인 허리케인 자이르지뉴로 해결했다.

자이르지뉴는 멕시코월드컵에서 전경기 득점을 올린다. 

 

일견 무질서해보이는 선수의 조합은 시대를 초월한 천재들의 모임이 되어 묘한 조화를 이룬다.

멕시코에서 보여준 이들의 골은 하나하나가 모두 예술작품을 떠올리게 한다. 

 

1970년 브라질 팀의 전술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4-4-2로도 해석이 되고 4-3-3으로도 해석이 되며 4-2-4로 해석도 가능하다.

상당히 오랫동안 논란이 돼온 이 시스템은 현대에 이르러야 해석이 가능해진다.

4라인 시스템으로 해석을 하면 간단하게 4-2-3-1이 된다.

자그마치 40년전에 현재의 시스템을 만들어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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