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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이상미 작가의 Stop and smell the roses!

first step

 

문화저널코리아 김영일 기자 |Stop and smell the roses!  질주! 내내 인생이란 마라톤에서 100m달리기를 했던 것 같다. 숨이 차오르는데 끝이 나질 않는다.

아니, 이 질 주의 끝을 생각해보지도 않은 것 같다. 나는 질주에 중독 되었나 보다. 어떤 순간부터 였는지 나는 내가 왜 이렇게 달리는 지 잊어 버렸다.

 

단지 의식없이 기계적으로 달리고 있었다. 휴식 중에도 나는 바쁘게 달렸다, 여행 중에도 나는 바쁘게 달렸다, 산책을 할 때도 나는 바쁘게 달렸 다...... 일상의 분주한 나의 몸짓이 일으킨 바람은 나에게 내적으로, 외적으로도 여유나 자유로움을 주지는 않았 다.

그래도 나는 계속 달렸다. 달리지 않으면 불안 했나? 나를 그토록 달리도록 만든 것은 무엇이었을까? Do that! Do this! Just do it! 나를 트랙으로 내몰아 왜 달리는지도 모르는 채 달리도록 만든 바람에 실린 속삭임이다.

 

때로는 달리면서 온갖 환호를 받은 기억도 있다. ‘잘 달리고 있구나’라는 착각도 했던 것 같다. 그러나 달리는 어느 순간, 공허가 밀려왔다. 이렇게 달리고 있는 것이 맞는 것일까? 달리는 나는 나에게 옳은 선택을 했던 것인가? 그러던 어느 날! ‘멈춰서 장미의 향기를 맡아 봐!’ ‘Stop and smell the roses!’ 라는 말이 우연히 나의 귀를 휘어잡았고 그래서 질주를 멈추지 않던 나는 아주, 불현듯, 갑자기 멈추었다.

숨가쁜 호흡이 점차 정리되었다. 질주를 멈추고 보니 전에 보지 못한 것들에 눈이 부시다. 전에 맡지 못 한 향기가 코끝을 스친다. 향기롭다. 그리고 나는 나를 만났다.

왜 그렇게 달렸을까? 그런데 나는 달리는 와중에도 작업을 멈춘 적은 없다. 아마도 질주하면서 희미하게 사라지고 있는 ‘빛났 던’ 나에 대한 무의식의 발현, 아주 소극적인 몸부림, 나에 ‘애도’던 것 같다.

 

작업하는 동안의 나는 적어 도 숨을 쉬고 있는 줄 알았는데 정작 멈추고 돌이켜 보니, 나의 작업은 또 다른 ‘틀’이었고 그 안에서 나 는 갇혀 질식 중이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멈추기 직전까지의 나의 작업을 잊기로 했다.

 

그리고 지금 멈추고 본 세상에서 새롭게 만난 인연들, 사건들과 사람들-어쩌면 지금까지 변함없이 한결같은 인연들까지 포함한-을 나의 캔버스에 담고 있다.

 

이제 장미의 향기를 맡을 줄 아는 나, 이제 몸의 세포 하나 하나가 세상에 반응하는 살아 있는 나, 무엇 이 아니더라도, 무엇을 하지않아도 괜찮은, 애쓰지 않아도 사랑스런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할 줄 아는 나, 이제는 즐겁고 가볍게 춤을 출 정도로 바람에 대한 ‘틀’에서 해방된 나로서 내 주변의 사건들, 사람들 그 리고 나를 둘러싼 환경을 재인식하고 재해석한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언제나 나의 주변에 존재했던 ‘바 람’과 끊임없이 나와 영향을 주고 받는 ‘인간 군상’이 존재하는 공간을 나의 캔버스에서 만드는 중이다.

이렇게 새로운 나의 세상을 만들면서 나는 나의 관객들에게 외치고 있다. 내가 어느 날 우연히 들었던 Stop and smell the roses!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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