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저널코리아 오형석 기자 | 레이지 마이크는 오는 11월 14일부터 오는 12월 27일까지 기획전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을 개최한다.
전시 타이틀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동명 소설에서 착안하였다. 1992년에 발표된 이
소설은 사랑, 상실, 고독을 주제로, 주인공 하지메가 어린 시절 친구와의 재회를 통해 내면의 감정적 혼란과 방황을 겪는 과정을 다루며, 제목은 감정적 경계와 정신적 방황을 상징한다.
이번 전시는 인간의 복합적인 정체성과 경계에 대한 탐구를 다루며 현대 사회에서 국경, 문화, 정체성의 다층적
의미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다국적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통해, ‘다중적 귀속’ 이라는 주제를 깊이 있게 조망하고자 하였다.
다중적 귀속은 한 개인이 단일한 문화나 정체성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문화적 배경과 사회적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재구성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는 개인이 속한 사회적, 문화적, 또는 지리적 환경에 따라 정체성이 고정되지 않고, 다양한 요인에 의해 유동적으로 형성된다는 개념으로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다른 정체성과 관계 속에서 새로운 자아를 만들어가며, 그 안에서 다층적인 소속감을 경험한다.
국경의 남쪽과 태양의 서쪽이라는 상징적인 표현은 물리적 경계를 넘어선 감정적, 문화적 경계를 암시하며, 정체성의 복잡성과 불확정성을 드러낸다. 참여 아티스트들은 서로 다른 국적과 배경을 지니고 있으며, 그들의 작업은 각기 다른 미술 언어로 경계와 소속에 대한 고민을 시각화하고 있다. 미술 연구자로서 서로 다른 문화와 정체성이 충돌하고 융합되는 현대 사회의 모습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다문화적 경험과 예술을 통한 문화 교류를 강조하며, 특히 지속적으로 유럽과 한국의 예술적 연결을 통해 새로운 예술적 담론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본 전시 또한 각기 다른 정체성의 경계를 넘나드는 아티스트들의 작업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 귀속이라는 개념을 다시 한 번 성찰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를 개최하는 레이지 마이크(Lazy Mike)는 국경을 초월한 예술을 강조한다. 갤러리 설립자 미하일 오브차렌코(Mikhail Ovcharenko)와, 타티아나 멜니코바(Tatiana Melnikova)는 예술이 사람들을 연결하고, 국경이나 정치적 상황에 구애 받지 않고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이와 같은 ‘레이지 마이크의 철학을 대변할 수 있는 기획이 있을까?’ 라는 의문에서 발전된 본 기획은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아티스트들이 각자의 정체성과 소속감을 예술로 표현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
한편 레이지 마이크 최태호 큐레이터는 전시 서문을 통해 '국경의 남쪽과 태양의 서쪽이라는 제목처럼, 우리는 한정된 공간에 속하지 않고 다중적 귀속의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이 정체성과 경계의 유동성을 체험하고, 한 개인이 다양한 문화적 배경 속에서 어떻게 자신의 자리를 찾는지를 시각적으로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 데이비드 케네디 커틀러(David Kennedy Cutler)
뉴욕 브루클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데이비드 케네디 커틀러는, 일상적인 재료를 변형하여 그 안에 숨겨진 아름다움을 포착하는 작업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조각, 판화, 퍼포먼스를 혼합한 작업 방식을 통해 생존, 기술, 인간의 신체와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으며, 특히 일상적이거나 평범한 재료를 잘라내고 부수며 이를 새로운 형태로 재창조하는 과정을 통해 파괴와 재생의 개념을 탐구한다. 커틀러의 작품은 물리적 현실과 가상 현실 사이의 경계를 탐구하는데, 예를 들어 23년 ‘Hedge’ 프로젝트 에서는 디지털 매체와 전통적인 재료를 결합해 현실과 가상 간의 상호작용을 표현한다. 작가는 생존과 인간의 끈기를 주제로 한 퍼포먼스 설치 작업에도 참여했는데, 2018년에는 스스로를 ‘살아있는 조각’으로 묘사하며 특정 맥락 속에서 생존과 인간의 끊임없는 노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특히 물질적 및 기술적 공간이 교차하는 지점에서의 정체성 탐구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과 연결된 현대인의 다층적 정체성을 반영할 수 있으며 본 전시 주제와의 연결성을 갖는다.
■ 랄프 콕케(Ralf Kokke)
랄프 콕케는 네덜란드 로테르담 출신의 화가로, 그의 작품은 주로 노동 계층의 경험을 반영한다. 콕케는 부두 노동자 가정에서 자라며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육체적, 심리적으로 노동에 짓눌린 인물들을 자주 묘사한다. 그의 그림 속 인물들은 구부러진 모습으로, 사회적 구조에 갇혀 자유롭지 못한 현실을 상징한다. 콕케는 서양 미술사의 고전적인 구성 요소와 현대적 판타지적 요소를 결합하여 독특한 상상력을 발휘한다. 콕케의 작품은 기쁨과 슬픔이 공존하는 장면들을 그리며, 현대 문화와 관련된 사회적 주제를 반영한다. 그의 작업은 단일한 문화적 배경에만 속하지 않고, 여러 시대와 스타일을 융합하여 새로운 정체성을 구축하는 과정과 맞닿아 있으며 다층적인 사회적 경험과 복합적인 정체성을 표현하는 다중적 귀속 개념을 시각적으로 탐구하는 예술적 사례로 볼 수 있다.
■ 로렌 루로프(Lauren Luloff)
로렌 루로프는 미국 출신의 아티스트로, 염색된 실크와 표백된 천을 사용한 섬세하고 정교한 작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녀의 작품은 회화와 직물 작업의 경계를 허무는 것이 특징이며, 자연과 민속 전통에서 많은 영감을 받는다. 특히 꽃, 식물, 물 등의 유기적 형태를 생생한 색감으로 실크에 담아내며, 패턴과 자연 요소를 결합한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그리드, 미로, 파도 등의 기하학적인 요소를 도입해 추상적인 형태 뿐 아니라 구상적인 요소들도 결합하고 있다. 그녀는 작품을 만들 때 천을 자르고 재배치하거나 재봉하는 방식으로 층층이 겹쳐진 추상적인 구성을 창출한다. 루로프는 자연 환경에서 얻은 일상적인 관찰과 감정을 직물 작업을 통해 표현하며, 특히 자신의 주 작업 공간이 있는 메인주(Maine)의 풍경을 자주 반영한다. 그녀의 작업에서 다양한 문화적 요소가 혼합되어 있으며, 재료의 선택과 표현 방식에서 민속 예술과 현대 회화가 교차한다. 그녀는 환경과 자연적 요소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하지만, 다양한 물리적, 문화적 맥락과 결합하며, 이는 한 가지 정체성이나 소속감에 고정되지 않고, 다층적 소속감을 형성하는 현대인의 경험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 마르친 야누시(Marcin Janusz)
마르친 야누시는 자연, 생물학, 인간의 몸을 주제로 탐구하는 폴란드 출신 아티스트이다. 그의 작품은 인간과 환경의 상호 관계를 다루며, 레진, 흙, 설탕 등 비전통적인 재료를 사용해 깊이 있는 텍스처를 표현한다. 이러한 창의적 과정은 형태와 재료에 대한 실험적인 접근을 통해 주제를 복잡하게 드러낸다. 그의 작품은 자연이 인간의 생리적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며, 최근 전시에서는 식물과 해부학 같은 주제를 하이브리드 조각과 복잡한 재료 사용을 통해 표현한다. 야누시의 작업은 인간과 자연, 환경 간의 상호작용을 탐구하는데, 이는 한 개인의 정체성이 단일한 배경이 아닌 여러 사회적, 문화적 환경에서 형성되고 재구성되는 다중적 귀속 개념을 대변한다. 그는 자연의 재료와 비전통적인 매체를 사용해 생물학적 과정과 인간의 신체를 묘사하며, 인간이 환경과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변화하는지에 대한 복합적인 시각을 제공하는데 이러한 작업은 개인의 정체성이 고정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마르크 리브리지(Marc Librizzi)
브루클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마르크 리브리지는 도시 환경과 건축, 그리고 일상적인 사물들에 대한 탐구를 통해 작품을 만들어낸다. 그의 작품은 도시의 복잡한 구조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사소한 요소들을 통해 감성적이거나 철학적인 의미를 끌어내는 것이 특징이다. 리브리지는 도시 생활의 분주함과 정적 순간 사이의 긴장을 포착하며, 일상적인 물건이나 공간을 예상치 못한 아름다움으로 전환시킨다. 그는 현대 생활의 순간성을 주제로, 복잡하고 밀도 높은 회화 작업을 선보이고 있는데 세탁기나 정원 호스와 같은 평범한 물건들을 인간 경험의 상징으로 변모시켜 관객들에게 일상 속에서 마법 같은 순간을 찾아보도록 유도한다. 리브리지의 작업은 도시 공간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탐구하며, 우리가 속해 있는 공간과의 다층적인 관계를 표현한다. 이러한 점에서 그의 작업은 ‘다중적 귀속(Multiple Belongings)’이라는 주제를 대변하며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경험하는 복합적 관계와 정체성을 탐구하는 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다.
■ 브라이언 로저(Bryan Rogers)
뉴저지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브라이언 로저는 현대 남성성과 퀴어 정체성을 주제로 작업한다. 그의 작품은 남성 누드를 중심으로 자연과 도시의 경계를 탐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식물과 남성의 신체가 서로 얽히는 장면을 통해 공적 및 사적 공간에서 퀴어 정체성이 어떻게 형성되고 드러나는지를 표현한다. 그의 스타일은 마치 직물처럼 복잡한 패턴으로 이루어진 풍경을 창조하며, 고정된 시점을 제공하지 않는 방식으로 관객의 시선을 자유롭게 움직이게 만든다. 그의 작품은 활기찬 색채와 패턴을 통해 심리적, 감정적 공간을 묘사하며, 퀴어 인물들이 그 속에서 어떻게 자신을 표현하고 살아가는지를 탐구한다. 다양한 정체성과 경험이 결합되어 형성되는 현대의 복잡한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그의 주제는 본 전시의 주제와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로저는 정체성이 어떻게 개인의 경험과 사회적 맥락에 따라 변화하고 재구성 되는지 고찰한다.
■ 서유정 (U Jeong Seo)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서유정 작가의 몽타주 회화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서로 다른 이미지와 형상들을 결합하여 파편화된 현실을 재구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작가의 작업은 감각과 지각의 표현성을 강조하며, 다양한 사회적, 개인적 경험을 조합해 새로운 시각적 내러티브를 형성한다. 이러한 몽타주 기법은 다층적인 정체성을 시각화하며, 다중적 귀속이라는 주제와도 연결성을 갖는다. 작가는 ‘생태적 조건’ 혹은 ‘생태적 문명’에 대한 심도 있는 사유를 가상과 실재, 진실과 왜곡이 공존하는 현실에 대한 은유이자 강력한 알레고리로 가득 채웠다. 서유정은 회화의 고유성과 이미지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태도를 보이는 듯하지만, 자신이 언급한 것처럼 “상실과 치유에 관한 시적 접근”이 남긴 서사와 이에 따른 메시지는 강렬하다. 예술의 시대정신 그리고 회화-이미지의 관계는 어떠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던지며, 물리적으로 한정된 캔버스라는 소우주(小宇宙)에 자신의 모든 것을 치열하게 쏟아붓는 작가의 모습을 생각해본다.
■ 스테파니 테마 하이어 (Stephanie Temma Hier)
캐나다 토론토에서 태어나 현재 브루클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스테파니 테마 하이어는 유화와 도자기 조각을 결합한 독창적인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하이어의 작업은 극사실주의 정물화에 기발하거나 기이한 조각 요소를 더해 일상적인 물체나 음식, 신체 부위 등을 사용해 시각적으로 풍부하고 초현실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그녀의 작품은 소비, 시간의 흐름, 그리고 서로 다른 시대의 이미지들이 공존하는 모습을 탐구한다. 하이어는 세라믹 작업을 위해 자신만의 유약을 직접 만들며, 이를 통해 텍스처와 재료를 실험적으로 다루는 과학적이고 철저한 접근 방식을 취한다. 그녀는 인터넷, 도서관, 개인 사진에서 영감을 얻어 작업을 진행하며, 과거와 현재의 다양한 이미지를 결합해 시대를 초월한 느낌을 전달한다. 전통적인 유화 기법과 현대적인 조각을 함께 사용하여 서로 다른 시대와 문화가 한 작품 안에서 공존하게 하는 작품들은 다중적 귀속의 개념처럼, 다양한 문화적 경험과 정체성들이 하나의 공간 안에서 융합되고 재해석되는 과정을 반영한다.
■양자주(Jazoo Yang)
양자주는 도시 재개발과 그로 인한 기억과 장소의 상실을 주제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그녀는 다양한 매체, 특히 회화, 조각, 설치, 퍼포먼스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 환경 속에서 사라져가는 공간과 추억을 기록하고자 한다. 양자주 작가의 이전 작업들은 철거 현장에서 발견한 재료나 폐기된 건축 자재를 작품에 사용하며, 이를 통해 도시화와 기억의 관계를 예술적으로 탐구하였다. 양자주는 사라져가는 건축물과 그곳에 얽힌 사람들의 기억을 되살려 과거와 현재, 그리고 사회적 변화가 서로 얽히는 복합적 소속감을 시각화한다. 이는 개인이 한 가지 정체성에 고정되지 않고, 다양한 사회적, 문화적 배경 속에서 정체성을 재구성하는 다중적 귀속의 개념을 반영한다. 또한 흙을 주 매체로 사용하는 새로운 회화 연작 또한 특정 장소의 물질적 흔적을 수집하여 작품으로 재구성되는데 이는 서로 다른 문화적, 사회적 배경을 결합하여 개인의 정체성이 형성되고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정성진(Seongjin Jeong)
정성진은 디지털 테크놀로지와 전통적인 조각 기법을 융합하여 새로운 형식과 서사를 탐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특히 ‘파츠화’ 개념을 중심으로 발전하며, 개별 조각들이 자석을 통해 결합되어 하나의 형태를 만들어낸다. 이는 매번 새로운 조합을 통해 작품의 변형과 혼합을 유도하며, 관람자에게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제공한다. 이러한 작업 방식은 현대 사회의 복합성과 불확정성을 반영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정체성과 서사를 시사한다. 정성진은 또한 미디어 환경에서 소비되는 이미지들을 재구축하여 조각으로 표현하며, 조각의 기능과 형태의 확장 가능성을 모색한다. 작가의 ‘파츠화’ 개념은 여러 개별 조각이 결합되어 하나의 전체를 이루는 방식으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재구성되는 정체성을 은유적으로 나타낸다. 관람자는 작품을 다양한 방식으로 재조합 할 수 있으며, 이는 현대인이 다양한 정체성과 문화적 배경 사이에서 겪는 혼합된 정체성과 관련이 있다.
■ 타이시아 체르카소바(Taisiia Cherkasova)
타이시아 체르카소바는 우크라이나 출신의 시각 예술가로, 현재 파리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녀는 혼합 매체를 활용해 복합적인 텍스처와 형식을 가진 작품을 창조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주로 목재, 섬유, 도자기를 활용해 하이브리드 조각을 만들고, 이러한 조각을 그녀의 회화 작품의 지지체로 사용한다. 그녀의 작품은 기억, 개인적 경험, 그리고 상징성을 바탕으로 다층적인 서사를 구성하며, 작업의 과정은 마치 최면과 같이 점진적으로 드러나는 시각적 탐구의 여정으로 묘사된다. 체르카소바의 작업은 변형과 정체성에 대한 관심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녀는 주로 산업적이고 차가운 환경에서 자라며 경험한 브루탈리즘을 기반으로 인간의 내면적 갈등과 환경이 인간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탐구한다. 이러한 요소들은 작품에서 강렬한 상징성으로 나타나며, 주로 동물적 이미지와 결합되어 인간 본능의 야생적, 충동적 측면을 나타낸다. 이는 개인이 여러 정체성과 문화적 맥락에서 변화하고 재구성되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체르카소바는 다양한 매체를 사용함으로써 시각적 내러티브를 다층적으로 펼쳐내며, 각 작품이 복합적인 의미를 지니도록 의도한다. 그녀의 작업은 주로 전통적인 도그마에 반하는 인간의 본능적 측면을 다루고 있으며, 이를 통해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욕망과 정체성의 부분을 탐구한다.